Ⅰ. 서론
외국어 학습은 단순히 언어적 능력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e, GC)1)을 증진하는 중요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박선영, 2023; Guo 외, 2024; Sakamoto & Roger, 2023: Semaan & Yamazak, 2015). 글로벌 역량은 세계적(global) 및 상호문화적 사안(issue)을 설명하고,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을 이해하며,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집단 ‘웰빙(well-being)’과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역량을 의미한다(OECD, 2019).2) 다시 말해, 글로벌 역량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상호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교육을 통한 글로벌 역량 함양을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3)와 연결하여 강조해 왔다. 특히, SDG 4.7은 학습자가 지속가능한 발전, 인권, 문화적 다양성, 세계 시민성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명시하고 있다(UNESCO, 2017).
글로벌 교육 담론의 확산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에 글로벌 역량 측정을 도입하였으며,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 문화 간 개방성, 사회적 책임감 등의 요소를 반영한 문항을 통해 학생들의 세계시민적 자질을 평가하고 있다(OECD, 2018). 이처럼 글로벌 역량은 이제 단순한 교육 이념을 넘어 교육 정책과 학습 성과를 측정하는 구체적 지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외국어교육은 그 중심 수단이다.
그러나 한국어교육에서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에 대한 실증적 접근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로서 한국어교육이 글로벌 역량 증진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 한국어교육 ODA의 현황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5년간 한국어교육 관련 ODA 사업의 규모를 살펴보면, 2019년에 총 64건의 사업에 약 3.5백만 달러가 집행되었으나, 2023년에는 단 1건, 0.26백만 달러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표 1>).4)5) 이러한 변화는 중남미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이전에는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등 8개국 이상에서 학생 연수와 교사 양성 중심의 한국어교육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당 지역의 한국어교육 관련 ODA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KOICA 한국어교육 단원 파견 사업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기반으로6)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실제로 2023∼2024년에 파견된 KOICA 봉사단 전체 3,342명 중 약 1,100명이 한국어교육 분야에 투입되었으며, 이 중 120명(약 10.9%)이 중남미 지역에 파견되었다(공공데이터포털, 2025).
| 연도 | 2019 | 2020 | 2021 | 2022 | 2023 | 총 합계 |
|---|---|---|---|---|---|---|
| 증여등가액 | 3.52726 | 3.08504 | 1.714922 | 1.631935 | 0.255818 | 15.12457 |
| 사업 수 | 64 | 45 | 13 | 8 | 1 | 321 |
한국어교육 관련 ODA 사업이 다시 활성화되고, KOICA 한국어 단원 파견이 지속적, 전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공외교 차원을 넘어 국제개발협력의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적 성과와 정책적 타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중남미 지역 중에서도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한국어교육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어교육이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의 달성 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에서는 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Ⅱ. 외국어교육과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e, GC)
OECD(2019: 169)에 따르면, 글로벌 역량의 영역은 지역 및 세계의 문화적 사안을 탐구하는 능력, 다양한 관점과 세계관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능력, 모든 문화와 개방적이며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력, 상호 웰빙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능력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글로벌 역량은 지식, 기술, 태도, 가치라는 네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실현되며, 이러한 구조를 다시 ‘총체적 인간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이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지식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기술,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사회적 책임감을 반영한 가치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그림 1>).
글로벌 역량 향상은 세계시민으로서 글로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적인 행동과 참여로 이어지며, 이러한 역량은 SDGs의 달성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외국어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Guo 외(2024)는 외국어교육이 글로벌 역량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다섯 가지 주요 측면에서 정리하였다. 첫째, 외국어 학습은 타문화와 그 구성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함양하고, 둘째, 사람들의 사고와 감정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 방식을 깊게 이해하며, 셋째,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넷째, 문화적 산물과 관습에 대한 지식을 확장하며, 마지막으로 문화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국내 글로벌 역량 관련 연구는 영어교육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주미란(2021)은 대학생 1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어 능력과 과목 관심도가 높을수록 세계시민의식 수준도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제2외국어에 대한 관심, 장기 해외 체류 경험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 김영아(2021)는 영어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며, 특히 통합적 동기가 글로벌 역량을 증진하는 데 효과적임을 밝혔다. 오은주(2022)는 세계시민교육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목표로 설계된 교양영어 수업 사례를 통해 PISA 글로벌 역량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수업의 효과성을 확인하였고, 박선영(2023)은 영어 비교과 프로그램이 세계시민의식, 문화적 수용성, 외국어 활용 능력 등 글로벌 역량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밖에 독일어 교육과 관련하여, 이미영(2019)은 유네스코 세계시민교육의 학습 주제와 독일어 교과서의 내용을 비교·분석하며, 독일어 교육이 세계시민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임을 입증하기도 하였다.7)
새로운 외국어를 학습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기능의 습득을 넘어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어교육 역시, 학습자들이 자국 문화와 한국문화를 비교하고 이를 통해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적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배재원(2013)은 한국어 학습자가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접하게 되며, 자국 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문화적 유사성과 차이를 인식함으로써 자국 문화의 정체성과 한국문화의 특수성을 자각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강현화(2020)은 한국어 수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상호문화적 문화 교수 방법을 통해 학습자가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문화강좌, 문화토론, 문화견학, 문헌연구, 번역 활동, 동일 텍스트 비교 등은 한국문화와 현지 문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학습자가 특정 문화를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와 성찰을 통해 능동적으로 문화 간 맥락을 이해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자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 두 문화 간 소통과 융합이라는 단계적 문화 숙달을 경험하며, 궁극적으로는 타문화에 대한 공감과 열린 태도를 갖춘 세계시민으로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김해옥(2019)는 상호문화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한국문화 콘텐츠인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TV 다큐 인생극장 <레스, 그대와 함께라면>를 활용한 문화교육 방안을 제안하였다. 또한 박옥현(2023)은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쓰기 교육을 통해 세계시민성의 핵심인 상호 인정과 존중의 경험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으며, 김영·이위(2024)에서는 한국문학 작품을 매개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결과, 학습자들이 세계 시민성의 인지적, 사회‧정서적, 행동적 영역에서 모두 성장했음을 확인하였다.8)
앞선 연구를 통해 한국어교육이 상호문화 이해 및 세계시민성 함양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 글로벌 역량과 한국어 학습 경험과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아직 없었다. 글로벌 역량이 세계 기구와 정부의 주요 논제로 부상하고 한국어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는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학문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어 학습 경험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 수준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의 대상은 설문조사에 참여한 콜롬비아 국적의 응답자 118명이다.9) 연구 범위와 대상을 하나의 국가로 한정한 것은, 콜롬비아라는 특정 개발협력국에서 한국어교육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례에 기대여 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는 2011년부터 한국 정부의 중점협력국으로 지정되어 다양한 ODA 사업이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지역개발, 교통, 산업, 평화 분야의 협력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어교육은 양국의 문화 이해, 상호 존중,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내 한국어교육 수요는 여타 중남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2016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콜롬비아로 파견된 KOICA 한국어교육 봉사 단원은 총 56명이며, 이는 중남미 국가 중 페루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다.10) 세종학당 수강생 수 역시, 2021년 2,158명에서 2023년 6,027명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공공데이터포털, 2024), 이는 베트남, 중국 등 전통적으로 한국어교육 수요가 높은 국가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11)
한국어교육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설문조사 방법을 채택하였으며, 설문 문항은 기본 정보와 한국어교육 관련 경험, 디지털 역량, 글로벌 역량 및 외국어 학습 동기와 인식 관련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응답자의 성별 분포는 여성이 79명(67%), 남성이 39명(33%)으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2배가량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73명(6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10대(15∼19세)가 18명(15%), 30대 17명(14%), 40세 이상이 10명(8%)이었다. 교육 수준에서는 대학교 졸업자가 77명(6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고등학교 졸업 또는 그 이하가 18명(15%), 전문대학원 9명(8%), 대학원 8명(7%), 기타 응답이 6명(5%)이었다. 직업군은 전문직 종사자가 47명(40%)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학생이 37명(31%), 기술직이 11명(9%), 중고등학생이 5명(4%), 기타 직군이 18명(16%)을 차지하였다. 본 설문조사 응답자의 경우, 대학교 졸업 비율이 65%로 높아,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임을 알 수 있다.12)
글로벌 역량은 국가나 연구자마다 사용하는 용어와 개념틀이 상이하여, 단일한 측정 도구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이혜원 외,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글로벌 역량의 복합적인 특성을 두루 살피기 위해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의 글로벌 역량 지표13)와 Arasaratnam(2009)의 상호문화 의사소통 능력(Intercultural Communication Competence, ICC) 측정 도구를 병행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콜롬비아 국적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청소년 대상으로 개발된 PISA 글로벌 역량 지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PISA 글로벌 역량 지표 중 청소년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항목을 활용하였다. 부모 설문지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 제고, 글로벌 문제에 대한 참여, 다른 문화에 대한 학습 의향, 이민자에 대한 태도 등 글로벌 역량의 주요 요소를 측정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OECD, 2019).
둘째, Arasaratnam(2009)의 상호문화적 의사소통 역량 측정 도구는 총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문화에 대한 태도, 타인과의 상호작용, 타문화 사람들과 교류하려는 내재적 동기, 그리고 타문화 수용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 지표는 비영어권 외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Semaan & Yamazaki(2015)의 연구에서 글로벌 역량 평가에 유용한 도구로 입증되어, 한국어 학습자의 다양한 변인과 글로벌 역량을 비교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PISA와 Arasaratnam(2009)의 글로벌 역량 설문은 내용적인 면에서 서로 보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역량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또한, 설문 문항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Cronbach’s Alpha를 산출한 결과, PISA 설문 항목의 신뢰도는 0.836, Arasaratnam(2009) 도구의 신뢰도는 0.791로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 문항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임을 의미한다. 추가로 OECD와 세계은행 등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콜롬비아의 교육 및 글로벌 역량과 관련된 일반적인 상황을 본 연구의 결과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설문 데이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Python의 통계 패키지인 pandas, scipy.stats, statsmodels, matplotlib을 활용하였다. 설문 항목은 리커트 척도를 기반으로 점수를 합산하여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변인에 따른 그룹 간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t-검정과 ANOVA를 활용하였다. 변수 간의 상관성과 영향력을 탐구하기 위해 상관분석과 회귀분석을 수행하였으며 모든 통계 검정은 유의확률 0.05 이하(p<0.05) 수준에서 유의미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정규성 검정을 통해 데이터가 통계적 가정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 개인의 특성과 글로벌 역량 간의 관계를 명확히 밝힐 수 있었으며, 특히 한국어 학습 경험이 글로벌 역량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토할 수 있었다.
Ⅳ. 결과 분석
설문에 참여한 콜롬비아 응답자들의 글로벌 역량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나이, 성별, 영어 능력, 디지털 역량, 한국어 학습 경험에 따른 PISA 및 Arasaratnam(2009)의 글로벌 역량 점수를 비교·분석하였다.
먼저, 성별에 따른 분석 결과, 남성의 평균 PISA 점수는 72.08점, 여성은 74.19점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t=–1.32, p=.19). 반면, Arasaratnam(2009) 점수에서는 남성 46.44점, 여성 48.64점으로 성별 간에 유의미한 차이(t=–2.29, p=.02)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서 제시된 콜롬비아의 성별 교육 수준 차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여준다.14) 그러나 Arasaratnam(2009) 점수에서만 차이가 확인된 점은 해당 지표가 상호작용 참여, 타문화에 대한 태도와 같이 정성적이고 태도 중심적인 요소를 포함하므로, 남녀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연령별 점수는 PISA에서 20대가 평균 74.99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10대의 평균은 70.44점, 30대는 71.82점, 40세 이상은 70.90점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PISA 점수(F=2.28, p=.08)와 Arasaratnam(2009) 점수(F=1.75, p=.16) 모두 연령에 따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수준에 따른 PISA 점수와 Arasaratnam(2009) 점수를 분석한 결과, 두 점수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ISA: F=4.48, p=.01; Arasaratnam(2009): F=4.06, p=.02). PISA 점수는 영어 수준이 높아질수록 평균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급 영어 수준 그룹이 75.84점으로 가장 높은 평균 점수를 기록하였으며, 중급 그룹과 초급 그룹은 각각 73.74점과 70.62점으로 나타났다. Arasaratnam(2009) 점수 또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고급 영어 수준 그룹이 49.34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고, 중급 그룹과 초급 그룹은 각각 47.80점과 46.33점을 기록하였다. 다만, 본 연구에서 사용된 영어 수준은 학습자의 자기 인식에 기반한 응답 결과로, 실제 언어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영어 사용에 대한 자신감 또는 경험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 향상과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역량 수준15)에서는 PISA 점수에서 평균이 높은 그룹이 가장 높은 점수(74.39점)를 보였고, 중급(72.68점), 초급(66.20점) 순이었다. 하지만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F=2.69, p=.07). Arasaratnam(2009) 점수에서도 디지털 역량 수준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F=1.86, p=.16).
한국어 학습 경험 여부16)에 따른 분석에서는 PISA 점수에서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그룹이 평균 75.73점으로, 경험이 없는 그룹(71.79점)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기록하였다(t=–2.65, p=.01). Arasaratnam(2009) 점수에서도 학습 경험이 있는 그룹(49.92점)이 없는 그룹(46.34점)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t=–4.17, p<.01). 이는 한국어 학습 경험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이다.
다양한 변수에 따른 글로벌 역량 점수를 살펴본 결과, 영어 수준과 한국어 학습 경험이 집단별 차이와 연관이 있었다. 영어 수준이 높을수록 글로벌 역량이 높게 나타나며,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학생이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는 학생보다 높은 글로벌 역량을 보였다(<표 2>).
| 범주 | N | PISA | Arasaratnam(2009) | |||||||
|---|---|---|---|---|---|---|---|---|---|---|
| M | SD | F/T | p-value | M | SD | F/T | p-value | |||
| 1. 성별 | 남성 | 39 | 72.08 | 9.46 | –1.32 | 0.19 | 46.44 | 4.73 | –2.29 | 0.02* |
| 여성 | 79 | 74.19 | 7.46 | 48.61 | 4.89 | |||||
| 2. 연령 | 10대 | 18 | 70.44 | 10.34 | 2.28 | 0.08 | 45.67 | 5.64 | 1.75 | 0.16 |
| 20대 | 73 | 74.99 | 6.98 | 48.48 | 4.76 | |||||
| 30대 | 17 | 71.82 | 8.44 | 47.29 | 3.50 | |||||
| 40대 이상 | 10 | 70.90 | 10.29 | 48.60 | 6.22 | |||||
| 3. 영어 수준 | 초급 | 39 | 70.62 | 8.38 | 4.48 | 0.01* | 46.33 | 4.64 | 4.06 | 0.02* |
| 중급 | 35 | 73.74 | 8.20 | 47.80 | 5.18 | |||||
| 고급 | 44 | 75.84 | 7.37 | 49.34 | 4.64 | |||||
| 4. 디지털 역량 수준 | 낮음 | 5 | 66.20 | 14.24 | 2.69 | 0.07 | 48.60 | 5.68 | 1.86 | 0.16 |
| 중간 | 38 | 72.68 | 7.03 | 46.63 | 5.01 | |||||
| 높음 | 75 | 74.39 | 8.11 | 48.48 | 4.79 | |||||
| 5. 한국어 학습 경험 | 있음 | 51 | 75.73 | 5.93 | –2.65 | 0.01* | 49.92 | 4.57 | –4.17 | 0.00* |
| 없음 | 67 | 71.79 | 9.25 | 46.34 | 4.65 | |||||
마지막으로, 영어 구사 능력과 한국어 학습 경험 간 상호작용에 따른 글로벌 역량의 점수를 분석한 결과, 상관분석에서 PISA 및 Arasaratnam(2009) 점수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PISA: p=0.1502, Arasaratnam(2009): p=0.4523), 회귀분석의 결과 또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룹별 통계 결과, Arasaratnam(2009) 글로벌 역량 점수의 평균값에서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지만, 영어 실력이 낮은 집단의 점수(48.83점)가 한국어 학습 경험이 없는 고급 영어 능력 집단의 점수(47.46점)보다 높아, 영어 실력이 낮더라도 한국어 학습 경험을 통해 글로벌 역량 향상의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4.1절에서 한국어 학습 경험의 유무가 글로벌 역량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4.2절에서는 한국어를 배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51명의 설문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한국어 학습 경험과 글로벌 역량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설문에 응답한 한국어 학습 경험자 51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학습 방법, 학습 기간, 한국어 사용 빈도, 학습 동기 등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어 학습 방식에 대해 32명(62.7%)이 오프라인 수업을 통해 학습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다음으로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한국어를 학습했다고 응답한 학습자가 13명(25.5%)이었으며, 독학했다는 응답(6명, 11.8%)도 있었다. 학습 기간에 있어 응답자 대부분이 6개월에서 1년(41.2%) 또는 6개월 미만(35.3%) 동안 학습했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1∼3년(19.6%) 또는 3년 이상(3.9%) 학습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17) 이처럼 학습 기간이 짧은 학습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역량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어 학습 동기를 분석한 결과, 가장 주요한 동기는 문화적 관심으로, 26명(50.9%)이 한국 드라마, 음악, 관광, 음식 등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흥미를 이유로 학습했다고 응답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학업 및 직업적 기회를 위해 한국어를 학습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1명(21.6%)으로 나타나, 경제적 또는 직업적 동기가 학습의 주요한 이유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언어적 호기심(13.7%), 개인적 즐거움(7.8%) 등 정서적인 이유로 한국어 학습 동기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학습 동기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응답자의 다수가 한국어 학습 후 실제 사용 빈도가 낮았으며,18) 한국어 학습 동기가 경제적인 사용 목적보다는 문화적 관심에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어 학습 경험이 기존의 한국어교육에서 강조되었던 의사소통 중심의 언어 학습 접근법과는 차별화된 방향의 필요성을 보여준다.19)
다음으로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학습 동기가 글로벌 역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한국어 학습 경험과 글로벌 역량의 관계를 심도 있게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Semaan & Yamazaki(2015)에서 외국어 학습 경험과 글로벌 역량 사이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활용한 글로벌 역량과 학습 동기(통합적 동기, 도구적 동기, 신념과 태도, 부모의 격려)를 묻는 설문조사 문항을 사용하였다(<표 3>).20)
| 요인 | 상관계수(r) | p-value | 요인 | 상관계수(r) | p-value |
|---|---|---|---|---|---|
| 통합적 동기 | 0.419 | 0.002* | 신념과 태도 | 0.377 | 0.006* |
| 도구적 동기 | 0.190 | 0.181 | 부모의 격려 | 0.333 | 0.017* |
Spearman 상관분석 결과,21) 글로벌 역량과 통합적 동기 간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r=0.419, p=0.002). 이는 학습자의 통합적 동기가 높을수록 글로벌 역량이 향상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외국어에 대한 신념과 태도 역시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r=0.377, p=0.006), 긍정적인 외국어에 대한 인식과 학습 태도를 가진 학습자가 더 높은 글로벌 역량을 보이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외국어교육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과 글로벌 역량 간에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r=0.333, p=0.017). 반면, 도구적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0.190, p=0.181). 이러한 결과는 내재적 동기와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가족의 지원이 글로벌 역량 증진에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며, 한국어교육 프로그램이 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동기와 글로벌 역량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 동기와 글로벌 역량 간의 연관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기 위해 서술형 응답을 추가 분석하였다. 서술형 질문은 한국어 학습 경험에 대해 자유로이 서술하는 문항이었으며, 응답을 통해 학습자들은 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를 기반으로 한국어 학습을 시작한 경우가 대다수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덕분에 한국어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좌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언어와 문화를 더 많이 배웠습니다. …
어릴 때부터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 음악과 엔터테인먼트를 접한 경험이 언어를 배우고 싶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래와 같이 한국어 수업 경험이 학습자들이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
대학교의 한국어 강좌에 등록하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음악, 동영상, 영화, 프로그램, 팟캐스트 등 한국어 콘텐츠를 소비했습니다. 문장을 만들고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성취감을 느꼈고, 이를 통해 한국어 표현과 속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한국문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께서 언어를 매우 세심하게 설명해 주신 덕분에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책으로 공부했지만, 선생님은 항상 듣기 훈련(한국어로 말씀하시거나 녹음, 음악 등을 활용), 말하기 훈련을 시켜 주셨습니다. 또한, 학습을 훨씬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콘테스트나 교실 밖 활동도 진행했고, 심지어는 국가의 다른 지역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활동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노력 덕분에 우리 모두 한국문화에 큰 애정을 갖게 되었고, 저처럼 처음에는 동기가 높지 않았던 학생들까지도 매료되었습니다. …
주관식 문항 분석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수업이 학습자들의 관심과 학습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으로 작용하며, 언어 학습 경험이 글로벌 역량을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연구에 참여한 콜롬비아 국적 응답자 118명의 설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 점수와 성별, 나이, 영어 수준 등 다양한 변인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영어 수준과 한국어 학습 경험이 글로벌 역량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특히,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응답자(51명)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67명)보다 글로벌 역량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한국어 학습이 글로벌 역량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임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한국어 학습 경험과 글로벌 역량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살펴본 결과, 글로벌 역량과 통합적 동기, 외국어에 대한 신념과 태도, 부모의 격려는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도구적 동기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또한 주관식 문항 분석을 통해 학습자들이 한국 콘텐츠를 접하며 학습 동기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선호도가 제고되었음을 확인하였다.
Ⅴ.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로서 한국어교육을 위한 제언
본 연구는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어교육이 ODA로 활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였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 콜롬비아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어 학습 경험이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글로벌 역량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한국어교육이 학습자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해석은 한국어교육이 외국어 능력 신장과 문화 교류를 위한 수단을 넘어, 국제개발협력의 교육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최근 외국어교육(Foreign Language Education, FLE) 분야에서는 언어능력 배양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과 글로벌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Byram 외, 2022).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KOICA를 통해 이루어지는 한국어교육의 역시 다른 기관의 한국어교육과 차별화되어야 하며 ODA의 취지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SDGs와 관련된 환경 보호, 인권 존중, 문화 다양성 증진 등의 다양한 주제를 교육 내용에 통합함으로써, 학습자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해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외국어교육 분야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는 지역사회 연계한 봉사학습(Service Learning, SL)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Bringle & Clayton, 2022). SL은 학습자가 실제 공동체와 교류하면서 외국어를 사용하고,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경험을 통해 언어 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역량에 영향을 주는 내재적 동기, 긍정적 태도, 가족과 공동체 기반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도 부합한다.
또한 ODA 기반 한국어교육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파견 지역의 특성과 교육 수요를 반영한 교원 재교육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 KOICA 한국어교육 단원은 교사는 단순히 언어를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문화교류 활동, 세계시민교육 등 넓은 업무를 담당해야 하기에 현지 학습자의 문화적·정서적 특성을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교사 역량이 요구된다. 실제로 KOICA 한국어교육 봉사단원의 재교육 요구분석에서도 ‘현지 학습자에 대한 이해’가 교사 역량에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었다(김지혜 외, 2022). 또한, 김지윤·주민정(2024)은 한국어교원의 글로벌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파견 전 현지 언어 기반의 의사소통 능력과 문화 이해, 그리고 충분한 사전 교육과 실습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KOICA는 봉사단원의 언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파견국의 역사, 사회, 문화 등 지역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그동안 한국어교육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한국어 학습 경험과 글로벌 역량 간의 관계를 실제적 데이터에 기반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정량적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한 사례 기반 분석이라는 점에서, 학습자의 개별적인 맥락이나 경험의 깊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추후 다양한 국가, 연령, 학력 배경 등을 포괄하는 표본을 설정하여 외적 타당도를 높이고, 질적 연구 및 지역 간 비교 연구를 병행한다면 한국어 학습과 글로벌 역량 간의 상호작용 과정을 심층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