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경제발전 패러다임에서 경제성장, 친환경, 사회발전의 상호 시너지 관계를 통한 지속가능발전 정책이 전세계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이 발전 전략은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성장과 환경을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 부문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발전 전략을 시행하기 위하여 각 국가는 다양한 이름으로 발전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친환경과 경제성장을 같이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녹색성장, 녹색경제, 그린뉴딜, 그린딜 정책이 있다. 그리고 사회발전 측면에서는 포용성장, 공정성장, 동반성장, 사회적 경제 등을 고려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강성진 외, 2022).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외원조 전략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가 회원국들로부터 취합한 대외원조 프로젝트의 1990∼2019년 원자료를 이용하였다. OECD DAC의 Creditor Reporting System(CRS) 통계에서 공여국은 DAC 회원국, 다자기구, 비DAC 회원국, 그리고 민간공여기관으로 구분되며,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DAC 회원국이다. 본 연구의 분석 기간은 1990∼2019년이며, 해당 기간 동안 총원조금액은 약 3.4조 달러(2019년 고정가격)였다. 이 중 DAC 회원국 및 비 DAC 회원국의 양자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약 2.2조 달러인데, 본 연구의 분석대상이 되는 DAC 회원국 ODA는 약 2.1조 달러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먼저 OECD DAC 회원국의 양자 간 ODA 자료를 이용하여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ODA와 비(非)지속가능발전 ODA를 도출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별 ODA를 추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DAC 회원국과 한국에 대하여 녹색 ODA(green ODA) 추이를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는 지속가능발전 ODA로 계산된 값을 근거로 하여 정의된 녹색 ODA와 기존 문헌에서 다양하게 논의되는 녹색 ODA 등 총 6개의 녹색 ODA 개념을 소개한다.
기존 문헌에서 논의된 녹색 ODA 개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Sethi et al.(2017)의 SDGs별 ODA를 이용하여 UN(2016)의 지구환경 부문으로 분류한 6개의 SDGs(6, 11, 12, 13, 14, 15)에 해당하는 ODA를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로 정의한다(Kang & Kim, 2022). 둘째, DAC 데이터에 포함된 환경마커를 활용하여 환경이 주요 목표(principal objective) 또는 부수적 목표(significant objective)인 ODA를 ‘환경마커 녹색 ODA’로 정의한다(OECD, 2021b). 셋째, 리오마커(Rio marker)를 활용하여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감축, 기후변화 적응, 사막화 중 하나라도 주요 목표(principal objective) 또는 부수적 목표(significant objective)로 하는 ODA를 ‘리오마커 녹색 ODA’로 정의한다(OECD, 2018). 넷째, Hicks et al.(2010)이 정의한 녹색 ODA를 이용하고, 이를 ‘Hicks 녹색 ODA’로 정의한다. 그리고 환경 및 에너지 관련 분야 중심의 녹색 ODA(강연화, 2009)를 ‘환경·에너지 녹색 ODA’로 정의하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발표한 녹색성장전략을 참고하여 정의한 ‘녹색성장 ODA(green growth ODA)’를 이용한다(정지원·강성진, 2012; Kang, 2010).
아직은 본 연구처럼 체계적으로 분류를 하고 녹색 ODA의 추이를 살펴본 연구가 없어 직접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기존 연구와 유사성과 차별성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속가능발전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 분야에 대한 국제협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본 연구의 성과가 추후 관련 연구나 대외원조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제2장에서는 지속가능발전 및 녹색 ODA를 정의한다. 제3장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별 ODA 추이를 DAC 회원국과 한국에 대해 검토한다. 제4장은 한국과 OECD DAC 회원국의 다양하게 정의된 녹색 ODA 현황을 비교·분석하고, 제5장에서 결론을 내린다.
Ⅱ. 지속가능발전 ODA와 녹색 ODA 분석 방법
환경 혹은 녹색 ODA라는 정의는 많이 있으나 아직은 서로 공감하는 정의는 정립되어 있지 않다(정지원·강성진, 2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문헌에서 인용되는 다양한 녹색 ODA 정의를 이용하여 DAC 회원국들의 녹색 ODA 관련 대외원조 현황을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녹색 ODA 개념을 도입하기 이전에 최근 많이 논의되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용하여 지속가능발전 ODA를 정의하였다. 최근 많이 인용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은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에서 발표한 브룬트란트(Brundtrland) 보고서인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의 정의이다. 여기서 지속가능발전은 ‘미래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방향은 경제성장, 친환경, 그리고 사회적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강성진, 2022).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이행할 2030 지속가능개발 의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제시하였다. SDGs는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 및 247개 세부 지표로 구성되었다. SDGs는 빈곤퇴치를 주요 과제로 내세운 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 사회 및 경제발전, 환경, 이행수단 등을 포함하고 있다(UN SDKP, 2021).
SDGs는 MDGs보다 상대적으로 더 포괄적이고 포괄적인 목표와 특정 목표 및 지표를 가진다. 주로 개발도상국 중심의 빈곤문제와 사회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MDGs와 달리 SDGs는 경제, 사회, 환경 세 가지 측면에서 균형적으로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UN은 SDGs 지표를 통하여 전세계 국가의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별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 현황과 함께 국가 간 비교를 제시하고 있다.
<표 1>은 UN이 제시한 SDGs의 17개 목표를 정리한 것이다. 이를 UN(2016)은 17개 목표를 5개 영역으로 재분류하였다. 이는 사람(people), 지구환경(planet),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그리고 파트너십(partnership)이다.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5개 영역에 구분하여 사람에 6개(1, 2, 3, 4, 5, 10), 지구환경에 6개(6, 12, 13, 14, 15), 경제적 번영에 3개(7, 8, 9), 평화에 1개(16), 그리고 파트너십에 1개(17)로 분류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의 측면에서 개발도상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을 통한 선진국의 대외원조가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속가능발전 및 녹색 ODA 흐름을 파악하기 위하여 OECD DAC의 CRS 자료를 이용하였다.1) 즉, 기존의 지속가능발전과 환경 분류를 CRS 목적코드와 연계하여 관련 ODA 지원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대상 국가는 OECD DAC에 속한 30개 회원국 중 유럽연합(European Union)을 제외한 29개국이며, 분석 기간은 1990∼2019년이다. 사업비는 2019년 고정가격으로 집행(disbursement) 금액 자료를 활용하였다(OECD, 2021b).
본 연구는 위 자료를 이용하여 ODA를 한국과 DAC 회원국에 대하여 ‘지속가능발전 ODA’와 ‘녹색 ODA’로 나누어 추이를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지속가능발전 ODA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CRS 자료의 목적코드와 연계한 Sethi et al.(2017)의 SDGs별 목적코드를 이용하였다. 2) 해당 보고서 부록에 제시된 SDGs에 따른 목적코드명을 2021년 1월 기준 목적코드와 비교 및 조정하여 SDGs에 해당하는 사업비를 분류한 것이다. 하나의 사업비가 SDGs에 중복으로 속하는 경우에는 전체 사업비를 목적코드에 매칭된 SDGs의 개수로 나누어 각 SDG에 대한 지원금액을 산정하였다.
기존의 많은 문헌은 녹색 ODA에 대한 다양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 ODA 혹은 녹색 ODA에서 경제적 측면을 추가한 녹색성장 ODA까지 연구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정지원·강성진, 2012; Kang, 2010). 본 연구에서는 기존 문헌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녹색 ODA 정의를 이용하여 이들의 추이를 비교·분석한다. <표 2>는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6개의 녹색 ODA 개념과 출처를 정리한 것이다.
분류 | 정의 | 출처 |
---|---|---|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 | 지속가능발전 목표별 ODA 중 지구환경 부문 | - |
환경마커 녹색 ODA | DAC의 환경마커 | OECD(2019) |
리오마커 녹색 ODA | 리오마커 | OECD(2019) |
Hicks 녹색 ODA | 강한 의미 환경적 활동(EBD) 넓은 의미 환경적 활동(ESD) |
Hicks et al.(2010) |
환경·에너지 녹색 ODA | 환경보존 및 에너지 관련 | 강연화(2009) |
녹색성장 ODA | 녹색성장 정책 관련 사업 | 정지원·강성진(2012) |
출처: 강연화(2009), 정지원·강성진(2012), Hicks et al.(2010), OECD(2019)를 참고하여 저자 작성.
첫째,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는 앞에서 설명한 지속가능발전 ODA에서 UN(2016)의 5개 분류 중에서 지구환경부문에 해당하는 6개의 SDGs를 녹색 ODA로 정의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 처음으로 사용하는 정의이다(Kang & Kim, 2022). UN(2016)이 지구환경부문으로 분류한 6개 목표는 SDG6(깨끗한 물과 위생), SDG11(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SDG12(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SDG13(기후변화 대응), SDG14(해양생태계), SDG 15(육상생태계)이다.
둘째, ‘환경마커 녹색 ODA’는 DAC가 사용하는 환경에 대한 원조(aid to environment) 마커인 환경마커(environment marker)에 의한 녹색 ODA 정의이다(OECD, 2019). 환경마커는 수원국, 수원지역 및 지원대상의 물리적, 생물학적 환경의 개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을 확인하는 지표이다(OECD, 2019). 환경에 대한 원조마커는 수원국의 물리적 과/혹은(and/or) 생물학적 환경의 개선에 관련된 지원이나 제도구축 과/혹은(and/or) 역량개발을 통한 개발목적에 환경적 고려를 통합시키는 원조 활동을 의미한다. 원조 활동이 환경에 중점적으로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환경이 주요 목표(principal objective), 부수적 목표(significant objective), 그리고 관련이 없는 경우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OECD, 2021a).
셋째, ‘리오마커 녹색 ODA’는 리오마커(Rio Marker)에 의한 녹색 ODA 정의이다. 리오마커는 협약의 다음과 같은 세 목적 중 하나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다. 그들은 생물다양성 보존(conservation of bio-diversity), 제품의 지속가능한 이용(ecosystems, species or generic sources) 혹은 유전자원의 이용에 의한 편익을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공유(fair or equitable sharing of the benefits of the utilization of genetic resources)이다(OECD, 2019). 리오마커는 환경마커의 경우와 같이 원조활동이 리오마커의 각 세부 분야에 중점적으로 기여하는 정도에 따라 각 세부 분야가 주요 목표, 부수적 목표, 관련이 없는 경우인지를 구분한다(OECD, 2018).
넷째, ‘Hicks 녹색 ODA’는 Hicks et al.(2010)이 제시한 녹색 ODA 정의이다. 그들은 환경 관련 ODA를 프로젝트의 주요 핵심 단어(keywords)를 중심으로 가장 환경친화적인 ODA로부터 가장 환경에 해로운 ODA 등의 5형태로 분류하였다.3) 그들은 ODA를 강한 의미의 환경적 활동(ESD, environmental strictly defined projects), 넓은 의미로 정의된 환경적 활동(EBD, environmental broadly defined projects), 중립적 활동(N, neutral projects), 넓게 정의된 비환경적 활동(DBD, dirty broadly defined projects), 그리고 강하게 정의된 비환경적 활동(DSD, dirty strictly defined projects)로 구분하였다.
다섯째, ‘환경·에너지 녹색 ODA’는 환경부문과 에너지 관련 부문으로 분류한 것으로 강연화(2009)에 의한 것이다(정지원·강성진, 2012). 강연화는 한국 정부가 전통적으로 지향하는 환경보존 및 일부 에너지 관련 코드로 녹색 ODA를 정의하였다.
여섯째, ‘녹색성장 ODA’로 2009년 한국에서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발표한 녹색성장정책을 반영하는 녹색 ODA 개념으로 환경·에너지 녹색 ODA에 경제부문을 좀 더 확장하여 정의한 개념이다(정지원·강성진, 2012). 녹색성장 ODA는 2009년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이 발표되면서 2010∼2011년 당시 저자가 녹색성장위원회, 정부와 전문가들이 논의하여 기존의 환경·에너지 녹색 ODA 개념을 녹색성장 전략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다시 분류한 것이다(Kang, 2010). 결과적으로 기존의 환경·에너지 녹색 ODA 분류에서 ODA 목적코드가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두 분류의 유사점 및 차이점은 뒤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Ⅲ. DAC 회원국의 지속가능발전 ODA 추이 비교
<표 3>은 DAC 회원국들의 SDGs별 ODA 추이를 계산한 것이다. 1990∼2019년 기간 총 ODA 금액은 약 2.1조 달러이고, 그중에서 SDGs에 포함되는 ODA는 약 1.3조 달러에 해당해서 약 59.1%였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1990∼1999년 기간 동안 총 ODA 중 SDGs 관련 ODA는 약 43.4%, 2000∼2009년 기간과 2010∼2019년 기간 동안 각각 63.2%와 59.6%였다.4)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목표별로 보면 목표 16인 평화, 정의 그리고 강력한 제도가 전체 지속가능발전 관련 ODA 중에서 22.5%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은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 중에서 19.7%를 점하는 9번째 목표인 산업, 혁신과 인프라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반영하는 SDG17(12.4%)과 건강과 복지에 해당하는 SDG3(12.1%)이 차지하고 있다.
<표 4>는 OECD DAC 회원국의 지속가능발전 ODA와 같은 방법으로 추정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ODA의 추이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1990∼2019년 기간 동안 전체 ODA는 약 881억 달러였다.5) 이 중에서 지속가능발전 ODA로 계산되는 것은 약 688억 달러로 전체 ODA의 78.1%를 차지한다. 이는 <표 4>의 전체 DAC 회원국의 비중(59.1%)보다 높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SDG별로 보면 SDG9(산업, 혁신 및 인프라)에 약 483억 달러를 지출하여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 중에서 70.3%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SDG11(지속가능한 도시와 인프라)에 약 119억 달러를 지출하여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의 17.3%를 차지한다. 상위 2개 목표를 제외한 SDGs에 대한 지출은 매우 미미하나, 3번째로 많은 SDGs는 SDG16(평화, 정의 그리고 강력한 제도)에 25억 달러로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의 3.7%에 불과하다. 그 외의 SDGs별 ODA는 매우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여 특정 목표인 SDG9에 매우 치중한 지속가능발전 ODA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ODA 추이를 OECD DAC 회원국의 추이와 비교하면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3>과 <표 4>를 같이 보면 다음과 같다. DAC 회원국들은 평화, 정의 그리고 강력한 제도를 지원하는 SDG16에 대한 지출 비중이 가장 높다. 물론 이들 회원국도 한국이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SDG9에 1990∼2019년 기간 동안 약 2,40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의 19.1%를 차지하는 값으로 전체 17개의 SDGs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이를 보면 한국은 SDG9의 경제성장 혹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ODA 정책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6) 결국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의 지속가능발전 ODA 정책은 직접적으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경제활동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표 5>는 DAC 회원국들의 지속가능발전 ODA의 국가별 추이를 비교·분석한 것이다. 먼저 국가별 지속가능발전 ODA를 보면 전체기간 동안 가장 많은 지속가능발전 ODA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약 2,751억 달러를 지급하여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의 21.9%를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일본과 독일이 각각 17.9%와 13.6%를 차지한다. 한국은 약 688억 달러를 지급하여 전체 지속가능발전 ODA의 5.5%를 차지한다. 2009년 말 공식적으로 DAC 회원국이 된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 ODA를 지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별로 비교하면 미국(21.9%), 일본(17.9%), 독일(13.6%), 프랑스(9.4%) 그리고 영국(8.4%) 순으로 지속가능발전 ODA 금액 비중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Ⅳ. DAC 회원국의 녹색 ODA 추이 비교
<표 6>은 본 연구에서 새로이 정의하는 지속가능발전 ODA에서 추출한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를 DAC 회원국별로 보여준다. 앞에서 설명하였지만,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는 전체 17개 SDGs 중에서 UN(2016)이 지구환경부문으로 분류한 6개 SDGs(6, 11, 12, 13, 14, 15)로 정의한 것이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는 총 약 1,648억 달러로 총 지속가능발전 ODA인 약 1조 2,552억 달러의 13.1%에 해당한다(<표 4> 참조). 가장 많은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를 지원하는 국가는 일본으로 1990∼2019년 기간에 총 지원금액은 약 598얼 달러로 전체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의 36.3%를 차지한다. 그 뒤로 독일은 약 237억 달러(14.4%), 미국이 약 186억 달러(11.3%)이고, 프랑스가 약 139억 달러로 뒤를 잇는다. 한국은 5번째로 많은 금액을 지원하여 같은 기간에 약 129억 달러 지원으로 이는 전체 금액의 7.8%에 해당한다.
둘째, <표 7>은 DAC 환경마커에 의한 녹색 ODA 추이를 보여준다. OECD CRS 데이터의 환경(environment) 변수에 저장된 환경마커 값을 활용하여 환경이 주요 목표 또는 부수적 목표인 ODA를 ‘환경마커 녹색 ODA’로 정의하였다. 1990∼2019년 기간 총 환경마커 녹색 ODA는 약 3,300억 달러에 이른다. 가장 많은 환경마커 녹색 ODA를 제공하는 국가는 일본으로 전체 환경마커 녹색 ODA의 29.9%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독일(17.7%), 캐나다(8.5%), 영국(8.4%), 미국(8.3%) 그리고 스웨덴(6.6%) 순이었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매우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환경마커 녹색 ODA의 0.6%로 앞에서 논의한 지속가능발전 ODA 비중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한국도 녹색분야 ODA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셋째, 리오마커에 의한 녹색 ODA이다. OECD CRS 데이터에는 biodiversity, climatemitigation, climateadaptation, desertification 변수에 각각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감축, 기후변화 적응, 사막화 마커 값이 저장되어 있다. 이 분류에 해당하는 사업을 ‘리오마커 녹색 ODA’라고 정의하였다. 리오마커는 환경마커와 마찬가지로 주요 목표, 부수적 목표, 관련이 없는 경우로 세 가지 값을 기록한다. 이에 따라 사업이 위 4가지 마커에 대해서 모두 관련이 없는 경우, 해당 사업을 비녹색 ODA로 분류하고, 사업이 위 4가지 마커에 대해서 하나라도 주요 목표 또는 부수적 목표라고 명시한 경우에 해당 사업을 리오마커 녹색 ODA로 분류하였다.
<표 8>은 리오마커에 의한 녹색 ODA를 DAC 회원국별로 도출한 것이다. 1990∼2019년 기간에 리오마커 녹색 ODA 총합은 약 2,113억 달러였고, 가장 높은 비중은 일본으로 약 497억 달러를 지출하여 전체의 23.5%에 이른다. 다음으로 독일이 약 424억 달러로 20.1%를 차지하고, 영국이 그 뒤를 이어 약 232억 달러로 11.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약 15억 달러를 지원하여 전체 리오마커 녹색 ODA의 0.7%를 지출하였다. 이는 <표 7>에서의 한국의 환경마커 녹색 ODA 비중(0.6%)과 유사하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넷째, ‘Hicks 녹색 ODA’는 Hicks et al.(2010)이 정의한 환경코드를 이용한 정의로 ESD와 EBD의 합이다. 이를 위해 OECD CRS의 각 사업의 설명에 관련 핵심단어 포함 여부를 판단하였으며, 중복된 사업비가 있는 경우에는 가중치로 중복 환산을 피하였다. 환경관련 핵심단어를 longdescription 변수와 매칭하여 OECD CRS 데이터 내 각 사업을 6개 분야(ESD, EBD, Neutral, DBD, DSD)로 분류하였다. 다만, longdescription 변수값 내에 환경 ODA 핵심단어가 포함되지 않거나, longdescription 변수가 결측치 등 이유로 인해 분류할 수 없으면 해당 사업을 unsure로 분류하였다.
한 사업의 longdescription 변수값 내에 복수 분류의 핵심 단어가 동시에 포함되는 경우, 해당 사업의 사업비를 해당 분류 수로 나누어 동등하게 배분하였다. 예를 들어, 사업 A의 사업비가 100달러이고, 이 사업의 longdescription 값에 EBD의 핵심 단어인 desalination과 ESD의 핵심단어인 친환경 관광(eco-tourism)이 동시에 포함되는 경우, 이 사업은 EBD에 50달러과 ESD에 50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사업비는 2019년 고정가격으로 집행액(disbursement)을 활용하였다.
<표 9>는 Hicks et al.(2010)에 의해 정의된 Hicks 녹색 ODA를 기간별로 도출한 것이다. 1990∼2019년 기간 전체 Hicks 녹색 ODA는 약 339억 달러로 전체 ODA(약 2.1조)의 1.6%에 해당하여 다른 녹색 ODA에 비해 매우 적은 비중이다.7) 그러나 이를 기간별로 자세히 보면 1990∼1999년 기간에 Hicks 녹색 ODA는 약 6천만 달러로 전체 ODA의 7.7%였고, 2000∼2009 및 2010∼2019년 기간 동안 비중은 8.3%와 10.2%로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8) ODA 총액이 증가하지만 녹색 ODA의 증가 정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지속가능발전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최근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같은 기간 동안 약 8.8억 달러를 지출하여 전체 Hicks 녹색 ODA의 26.1%로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 다음으로 영국이 약 45억 달러로 13.2%, 독일이 약 69억 달러를 지출하여 20.5%였고, 캐나다(9.4%), 노르웨이(5.6%), 일본(4.7%)이 뒤따랐다. 한국은 약 3.4억 달러로 1.0%를 차지한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마지막으로 환경·에너지 녹색 ODA 및 녹색성장 ODA로 정의한다. 환경·에너지 녹색 ODA는 강연화(2009)에 의한 환경보존 및 일부 에너지 관련 코드로 정의한 분류이다. 환경·에너지 녹색 ODA는 기존 문헌에서 많이 이용되는 환경 ODA와 유사하다.
녹색성장 ODA를 도입하는 이유는 환경분야 차원의 ODA 정의를 넘어 좀 더 넓은 의미의 ODA를 정의하기 위한 것이다. 2009년 한국정부는 녹색성장전략을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발표하였다(녹색성장위원회, 2009a, 2009b). 여기에는 과거의 환경중심의 ODA를 넘어서 경제성장도 같이 추구한다는 녹색성장전략을 추가하는 ODA 정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이에 정지원·강성진(2012)은 강연화(2009)의 정의를 더욱 확대한 것으로 녹색성장 ODA를 정의하였다.
<표 10>은 기존의 녹색 ODA 정의에 녹색성장 전략을 추가한 녹색성장 ODA로 확대 정의하여 환경ㆍ에너지 녹색 ODA와 녹색성장 ODA의 분류를 비교한 것이다. 환경·에너지 녹색 ODA는 196개 CRS 목적코드 중에서 31개로 정의된다. 주로, 환경, 산림, 에너지, 농업, 물, 보건(말라리아 관리 및 예방 등), 신재생에너지, 임업 및 환경정책 등이 포함된다. 반면에 녹색성장 ODA는 2009년 발표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서 제시된 녹색성장정책의 3대 추진방향을 고려한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 적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 강화를 고려한 것이다. 이를 보면 녹색 ODA는 3대 정책 방향 중에서 첫 번째 방향을 주로 고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정지원·강성진(2012, p.60)을 수정·보완한 것임.
정지원·강성진(2012)과 Kang(2010)은 두 번째 및 세 번째 정책방향을 추가적으로 고려한 녹색성장 ODA를 확대 정의하였다. 기존 녹색 ODA의 31개 목적코드에 24개를 추가하여 전체 55개의 목적코드로 확대·정의한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사회간접자본 및 서비스에서 5개, 경제간접자본 및 서비스에서 10개, 생산부문에서 7개 그리고 다부문에서 2개의 목적코드가 추가되었다. 위 보고서 작성 이후 목적코드가 최신화됨에 따라 위 보고서에서 명시된 목적코드가 2021년 1월 기준 최신 목적코드로 녹색 ODA를 수정·보완하였다.
<표 11>과 <표 12>는 <표 10>에서 정의한 환경·에너지 녹색 ODA와 녹색성장 ODA를 이용하여 도출한 ODA 추이이다.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출처: OECD(2021b)를 이용해 저자 계산.
<표 11>의 환경·에너지 녹색 ODA를 보면, DAC 회원국 전체 환경·에너지 녹색 ODA 중에서 일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여 26.3%에 이르렀다. 다음으로 독일이 19.6%와 미국이 12.3%를 차지한다. 한국은 1990∼2019년 기간 동안 약 25억 달러로 전체 환경·에너지 녹색 ODA 중에서 1.4%를 점유한다. 이는 <표 4>에서 보았듯이 한국의 총 ODA인 약 881억 달러가 <표 3>에서 제시된 DAC 회원국 총 ODA(약 2.1조 달러)의 4.1%와 비교하면 녹색 ODA 비중(1.4%)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녹색 ODA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더욱 증대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표 12>의 녹색성장 ODA를 보면 여전히 일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9) DAC 회원국의 총 녹색성장 ODA는 1990∼2019년 기간 동안 약 3천 593억 달러였고, 총 ODA(2.1조 달러)의 약 16.9%에 이른다. 전체 녹색성장 ODA에서 일본은 30.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독일(16.2%), 미국(14.0%)과 프랑스(11.0%)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약 4.6억 달러로 전체 녹색성장 ODA의 1.3%를 차지하여 여전히 낮은 비중이다. 앞에서의 환경·에너지 녹색 ODA와 같이 한국은 더욱 이 분야에 대한 대외원조 금액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먼저, DAC 회원국을 보면 대부분의 녹색 ODA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20∼2019년 기간을 보면 환경마커 녹색 ODA는 2000∼2019년의 10.9%에서 19.5%로 8.6%p가 증가하였다. 그 외에 리오마커 녹색 ODA는 같은 기간에 4.1%에서 15.0%로 10.9%p가 증가하였다. 그리고, Hicks 녹색 ODA는 0.1%에서 2.4%로 증가했고, 환경·에너지(7.6% → 8.8%) 및 녹색성장 ODA(14.3% → 18.0%)도 증가한 추이를 보였다. 다만,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11.3%에서 8.3%로 감소하였다.
한국도 거의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 비중이 오히려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00∼2009년에 약 6억 달러에서 약 123억 달러로 증가하였고, 전체 ODA에서의 비중도 6.4%에서 15.7%로 9.3%p가 증가하였다. 다른 녹색 ODA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DAC 회원국처럼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주고 있어서 한국도 대외원조 정책 차원에서 녹색 ODA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OECD DAC에서 제공하는 회원국들의 1990∼2019년 기간에 ODA 원자료를 이용하여 이들 회원국의 지속가능발전 ODA와 6개로 정의된 녹색 ODA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전반적으로 DAC 회원국들의 지속가능발전 ODA는 SDG16인 평화, 정의 그리고 강력한 제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SDG9인 산업, 혁신과 인프라 구축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상대적으로 SDG9에 매우 치중된 ODA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녹색 ODA는 본 연구에서 새로이 정의한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와 기존 문헌에서 이용되는 다양한 녹색 ODA를 이용하였다. 먼저, DAC 회원국을 보면 1990∼2019년 기간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를 제외하고 모든 녹색 ODA 비중이 증가하였다.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는 2000∼2009년과 2010∼2010년 사이 11.3%에서 8.3%로 하락하였다. 반면에, 환경마커 녹색 ODA는 같은 기간에 10.9%에서 19.5%로 8.6%p, 리오마커 녹색 ODA는 4.1%에서 15.0%로 10.9%p가 증가하였다. 그리고, Hicks 녹색 ODA는 0.1%에서 2.4%로, 환경·에너지(7.6% → 8.8%) 및 녹색성장 ODA(14.3% → 18.0%)로 증가하였다. 한국은 DAC 회원국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지만 DAC 회원국 평균과 다르게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2000∼2009년 6.4%였으나 2010∼2019년에는 9.3%p가 증가한 15.7%였다. 규모도 2000∼2009년 약 6억 달러에서 2010∼2019년 약 123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한국의 대외원조 정책도 지속가능발전 ODA와 지속가능발전 녹색 ODA가 다른 국가에 비해 증가하였음은 매우 의미 있는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 한국은 지속가능발전 ODA에서 SDG9과 같은 경제활동 목적에 부합하는 SDGs에 상대적으로 많이 지원하였다. 그리고 다른 녹색 ODA 지원도 모두 증가하는 추이를 보여 전체 ODA 증가와 함께 한국도 대외원조 정책이 녹색 ODA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