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은 ‘개발협력’ 이슈인가?:

폭력이 인권의 문제이며 사회 부정의(injustice)의 문제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 일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폭력(Violence against Women) 또는 젠더기반폭력(Gender Based Violence)은 오랫동안 사회적인 문제로 간주되지 않아왔다. 사회가 나서서 척결해야할 사회적 범죄가 아니라 집안에서 또는 개인들 간에 사소하게 일어나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을 친밀한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사적인 폭력’으로 간주했다. 때문에 여성에 대한 폭력은 20세기 후반까지도 ‘보이지 않았고(invisible)’, 가정폭력, 성폭력 같은 언어가 생기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