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모리타니아는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위치한 국가로, 영양실조가 아동 건강과 발달에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리타니아 15개 지역 중 12개 지역에서 전반적인 급성 영양결핍(Global Acute Malnutrition) 유병률이 10%를 넘어 위기 단계로 분류되었으며, 그 중 5개 지역은 15%를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FSIN, 2025). 전국적으로 5세 미만 아동의 전반적인 급성 영양결핍 비율은 약 11%에 달했으며, 이 중 중증 급성 영양결핍(Severe Acute Malnutrition)은 약 1.9%를 차지하여 아동 생존과 발달에 구조적 위험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FSIN, 2025).
모리타니아의 이러한 영양 문제는 단순한 식품 부족을 넘어, 영양과 직결되는 양육 행동의 취약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2019∼2021년 조사에 따르면, 6∼23개월 영유아 중 최소한의 식이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은 9%에 불과하며, 생후 6개월까지의 완전모유수유율도 약 41%로 국제 권장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FSIN, 2025). 또한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최소 비용의 영양식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식품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으며, 그 결과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56%, 5세 미만 아동의 빈혈 유병률은 77%에 달해 인구 전반이 구조적으로 심각한 영양 취약성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FSIN, 2025).
이와 같은 영양의 구조적 취약성은 아동의 급성 영양실조 문제로 직접 이어진다. 특히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Moderate Acute Malnutrition, MAM) 아동은 적시에 관리되지 않을 경우 중증 영양실조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그러나 국제적 보건체계에서 중증 급성 영양결핍은 사망 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모리타니아의 경우에도 WHO와 UNICEF의 지침에 따라 비교적 체계적이고 자원집약적인 개입(예: 치료용 조제식 제공, 입원·외래 치료 등)이 이루어져 왔다. 반면,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은 발달 지연과 질병 취약성, 중증 급성 영양결핍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우선순위가 낮아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Dalglish et al., 2020).
최근 WHO와 UNICEF는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과 중증 급성 영양결핍 아동 모두를 대상으로, 영양치료와 함께 심리사회적 발달 자극을 병행하는 통합적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WHO, 2020). 이는 영양치료만으로는 아동의 인지·정서·사회적 발달을 충분히 회복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발달 지연, 학습 부진, 사회적 불평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 연구들 또한 아동의 신체적 성장뿐 아니라 인지적·사회정서적 발달을 포함한 포괄적 지원이 효과적인 대안임을 보여주고 있으며(Beukes et al., 2025; Black et al., 2017), 특히 영양 개입에 반응적 보살핌과 놀이 자극을 통합하는 접근이 단일한 영양 중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Black et al., 2017; Engle et al., 2007). 이러한 맥락에서 영양실조 아동에 대한 지원체계는 단순히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생애초기 발달의 질을 향상시키는 통합적 접근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Escher et al., 2024; Jeong et al., 2018).
이러한 통합적 개입은 아동 발달의 생물학적 토대(영양 공급)와 심리·사회적 환경(양육자–아동 상호작용, 자극적 경험)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촉진하는 상호보완적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Dulal et al., 2023; Grantham-McGregor et al., 2007; Walker et al., 2011; Yousafzai et al., 2014, 2016). 예를 들어, Yousafzai와 동료들이 파키스탄에서 수행한 지역사회 기반 무작위 대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서는 파키스탄 저소득층 가정에 영양강화개입과 반응적 자극 개입을 단독 혹은 결합하여 제공하였다. 연구 결과, 반응적 자극 개입을 경험한 아동은 대조군보다 발달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보였으며, 특히 영양과 반응적 자극을 결합한 통합적 접근에서 가장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었다. 더불어, 어머니의 반응적 양육 행동과 가정 내 돌봄 환경의 개선은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부모의 변화된 양육 행동을 통해 아동의 영양 개선과 전인적 발달이 지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통합적 접근이 단기적 효과를 넘어, 지속가능한 아동 발달 지원 모델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Yousafzai et al., 2016).
더 나아가, 최근 국제 개발 및 영양·보건 개입 연구에서 프로그램 설계와 수행 과정에 지역주민의 의사결정 참여와 실행 주도권을 부여하는 것이, 개입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Smith & Blumenthal, 2012). 단순히 외부 주도의 일시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주도의 참여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개입의 문화적 적합성, 자원 활용의 효율성, 그리고 장기적 유지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선행연구들은 커뮤니티 기반 참여 방식을 활용한 식량 안보 및 영양 개입이 구성원의 주도하에 계획·실행될 때 식량의 가용성, 접근성, 활용성을 개선하고, 전체적인 식량 및 영양의 안정적 확보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보고하고 있다(Ranisavljev et al., 2025).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통합적이고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응하여 개발한 모리타니아 다르비다(Dar El Beida) 지역의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들을 위한 Programme Better Nutrition(PBN)을 소개하고자 한다. 통합적이며 주민 참여적인 PBN은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과 그 보호자를 주요 대상으로 삼아, 단순한 영양 지원을 넘어 아동의 영양 회복과 보호자 및 아동의 발달에 적합한 놀이활동을 제공할 뿐 아니라, 모자 간 애착을 증진할 수 있는 정서적 지원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아동의 신체 성장뿐 아니라 보호자의 영양 및 양육 행동 변화, 정서적 상호작용 강화를 함께 도모하였으며, 이는 WHO와 UNICEF가 제시한 영양–보육 통합 접근 지침(UNICEF, 2019; WHO, 2020)과 아동 발달 관련 실증 연구(Beukes et al., 2025; Dulal et al., 2023; Escher et al., 2024; Grantham-McGregor et al., 2007; Yousafzai et al., 2014)에 근거한다.
프로그램 명칭이 시사하듯, PBN은 아동의 영양 상태 개선을 핵심 목표로 삼으면서 보호자의 긍정적 양육 태도 형성 또한 효과적으로 촉진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지역사회 주민 중 선발된 지역보건요원이 프로그램 전반을 운영·관리하도록 함으로써, 구조적으로 영양결핍 아동이 많은 다르비다 마을 주민들이 PBN에 높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였고, 동시에 참여자와 지역보건요원의 역량이 함께 강화되도록 구성하였다. 따라서 PBN은 보호자와 지역보건요원의 적극적 활동을 토대로 구현되는 “주민 주도형 참여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PBN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파일럿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PBN 참여 아동의 단기영양상태 개선과 보호자의 지식·행동·심리사회적 변화를 확인하고, 도출된 프로그램의 보완점 및 함의를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모리타니아에서 수행된 PBN을 분석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case study)이다. 사례연구는 특정 맥락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프로그램의 실행과정을 맥락적 요인과 함께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합한 방법론이다(Stake, 1995; Yin, 2018). 따라서 본 연구는 PBN이 지닌 프로그램적 특성과 실행과정에서 드러나는 맥락적·실천적 특성을 탐구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구체적 양상과 내적 의미를 밝히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PBN은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모리타니아 수도 누악쇼트 남쪽 엘미나 시의 다르비다 지역에 위치한 JOY 센터를 거점으로 총 3회기에 걸쳐 운영되었다. 각 기수마다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으로 진단된 6~59개월 아동 10명과 그 어머니 또는 주 양육자 10명을 모집하여 약 4주간의 집중 개입을 실시하였으며, 총 3회기에 걸쳐 30쌍의 아동–어머니(또는 주 양육자) 집단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실행 가능성 및 센터 내 공간·인력 수용 여건을 고려하여, 회기당 약 10가구 내외로 참여 규모를 제한하였다. 본 연구는 프로그램의 실행 가능성과 수용성을 탐색하는 파일럿 단계로서, 실질적 참여·운영의 안정성을 우선 고려하였다. 3회기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실시 일정과 연구참여자에 관하여 <표 1>에 요약하였다.
이러한 연구 설계는 사례연구가 지닌 맥락 중심적이고 실제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특정 지역과 참여자의 구체적 환경을 토대로 프로그램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행되고, 어떠한 효과를 지향하는지를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PBN의 핵심 목표는 (1) 아동의 영양 상태 회복과 재발 예방, (2) 모자 상호작용 증진을 통한 건강한 양육환경 조성과 아동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설정되었다.
한편, 본 연구는 참여자 보호와 연구윤리 준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수행되었다. PBN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는 연구의 취지와 목적, 자료 활용 범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자발적 참여 동의를 확보하였다. 또한, 프로그램 실행 기관으로부터 본 연구의 자료 활용에 대한 사전 승인 및 협조를 공식적으로 받았으며,1) 모든 자료는 익명화 절차를 거쳐 분석에 활용되었다. 연구의 전 과정은 연구 윤리 기본 원칙(자발성, 비밀보장, 무해성)을 준수하였으며, 수집된 정보는 연구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현장 기반 실행연구로서의 윤리적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PBN은 각 회기별로 4주간씩 진행되었으며, 2주간의 센터 기반 교육과 2주간의 가정 추적관리로 구성되었다. 전체 프로그램의 내용은 <표 2>에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 단계 | 기간 | 주요 활동 | 담당 주체 | 세부 내용 |
|---|---|---|---|---|
| 센터 기반 교육 | 2주 (총 8회) | 보호자 교육 | 지역 보건요원 중심 | • 주제별 교육(위생, 질병 시 영양관리, 모유수유, 이유식 도입 등) • 영양 요리 실습(현지 식재료 활용: 바칼, 죤디 돌레 등) • 어머니 간 경험 공유·상호학습 촉진 |
| 동반 자녀 놀이활동 | 지역 보건요원 중심 | • 유치원 교사 경험 있는 지역보건요원이 제안한 놀이 우선 수용 • 놀이의 안전 및 발달 적합성 확인 • 지역의 전통놀이(둥글게 돌면서 노래 부르기, 신체의 일부분을 치면서 노래 부르기, 풍선이나 작은 공을 활용한 공놀이 등) 중심 활동 진행 •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격려함으로써, 놀이시간을 통해 사회성·정서 발달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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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자녀가 함께하는 음악놀이 활동2) | 지역 보건요원 중심 | • 노래·율동·악기놀이(손유희, 신체놀이, 음율놀이 등) • 긍정적 상호작용·정서적 유대 강화-애착 형성 및 발달 자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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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 방문 모니터링 | 2주 | 가정방문 지도 & 건강 모니터링 | 지역 보건요원+보건소 | • 교육내용 실천 점검 및 지도 • 아동 건강 점검 • 주 1회 보건소 방문 원칙 안내(상완위둘레, 키, 몸무게 계측) • 위험 증상 시 보건소 연계 • 영양 보충식·구충제·비타민 제공 |
PBN의 센터 기반 교육은 보호자 교육, 동반 자녀 놀이 활동, 그리고 보호자–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음악 놀이 활동으로 구성된다. 보호자 교육은 지역보건요원이 주도하였으며, 이들은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PBN을 개발한 JOY센터 소속 연구자로부터 체계적인 사전 교육을 이수하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보건요원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단순히 외부 연구자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르비다 지역 주민인 지역보건요원들의 경험과 관점을 토대로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곧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을 가능하게 하였다.
한편, 보호자 교육은 CHE(Community Health Education) 전략에서 활용되는 성인참여학습법(adult participatory learning methods)을 적용하였다(Green & Kreuter, 2005). 저자원 환경의 성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절한 시점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와 교육이 부족하여 실질적으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UNESCO, 2015). 이러한 한계는 인지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교육 부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학습 기회가 제공될 경우 성인들은 갖고있던 정보와 결합하여 새로운 정보를 쉽게 이해할 뿐 아니라 실제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준다(Knowles, 1980).
강사의 일방적 지식 전달을 지양하는 성인참여학습법은 ‘주제 제시–소그룹 토의–발표–지식 습득’의 단계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고 토론하며 상호 자극을 주고받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Muscat et al., 2016; Smith et al., 2012). 나아가 동료 간 경험 공유와 상호 학습 촉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습득한 정보를 실제 행동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Bhutta et al., 2013). 따라서 본 프로그램의 보호자 교육은 단순히 영양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수동적 과정에 머무르지 않고, 질문과 토의를 통해 보호자 스스로 자녀의 영양과 건강에 관한 실천적 지식을 보다 자연스럽게 내면화하도록 하였다.
각 회차별 교육은 보호자의 일상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영양 및 위생 실천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손 위생, 가정 위생 개선, 안전한 물 사용, 조리 위생, 모유수유 권장, 이유식 도입, 질병 발생 시 영양관리 등 아동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주제를 선별하였으며, 이를 실천 중심의 반복 학습으로 운영하여 보호자의 행동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고자 하였다. 교육은 성인참여학습법으로 훈련받은 지역보건요원들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참여자들은 토론과 발표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실행 역량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학습 방식은 단편적 지식 전달을 넘어 보호자들로 하여금 아동 영양결핍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인식하도록 하였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프로그램 참여를 촉진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PBN을 외부 주도형 지원이 아닌 지역사회 주도 모델로 정착시키는 데 또 하나의 중요한 기제로 작용할 수 있었다.
회차별 보호자 교육의 주제 및 세부 내용은 <표 3>에 제시하였다.
센터기반교육에서는 주제별 교육과 병행하여 보호자를 대상으로 참여형 영양 조리 실습을 실시하였다. 조리 실습 역시 지역보건요원이 주도하여 일방적 강의나 시연 중심 전달을 지양하고, 보호자가 직접 조리 전 과정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재료는 쇠고기·생선·곡물·채소 등 현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한 식재로 제한하였으며,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아동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양질의 단백질, 철·아연 등 미량영양소, 에너지 밀도)를 균형 있게 제공할 수 있는 가정 재현 가능 메뉴를 개발·선정하였다. 이를 통해 ‘센터에서만 가능한 요리’가 아니라 가정에서 지속 적용 가능한 식단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초점을 두었다(Satav et al., 2024).
실습 과정은 조리 단계별 의사결정(재료 선별–손질–조리–배합–위생관리)에 교육 내용을 내재화하도록 구성하여, 강의로 전달되는 영양지식이 아닌 경험적 학습을 통한 체득이 이루어지게 했다. 참여자들은 동료와의 상호 피드백을 통해 조리법을 보정하였고, 완성된 음식을 자녀와 함께 섭취함으로써 반응적 급식과 모자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이러한 지역보건요원 주도 및 참여형 실습방식은 PBN의 보호자 교육이 지식 전달을 넘어 행동 변화와 습관 형성을 목표로 하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지역사회 내에서 자생적·지속가능한 영양 실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한편, 센터기반교육에 참여한 아동은 보호자들이 영양 및 양육 관련 교육에 참여하는 동안 발달 수준에 적합하게 설계된 놀이교실로 이동하였다. 아동에게 제공된 발달적 놀이 시간은 PBN이 단순히 보호자의 지식·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고, 영양실조 당사자인 아동이 신체적 회복과 더불어 전인적 발달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도록 한다. 이는 본 프로그램이 기존 영양교육 중심 프로그램과 달리, 아동의 발달적 권리 보장과 보호자의 양육 역량 강화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통합적 접근을 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PBN은 영양실조 관리의 단기적 효과(체중·상완위둘레·신장 개선)를 넘어, 아동의 발달적 요구를 포괄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기존 프로그램과 뚜렷이 구별되는 학문적·실천적 의의를 지닌다.
한편, 2회기 센터 기반 교육에서는 1회기와 달리 저연령 자녀들이 다수 동반되면서 보호자와 즉각적인 분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분리불안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에 지역보건요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2회기 5회차부터는 보호자 교육에 앞서 보호자–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음악놀이 활동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아동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여 원활한 분리를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보호자들로 하여금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며 프로그램에 활기차게 참여하도록 이끌었다.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 비언어적 소통의 매개로서 영아기·유아기 모자 상호작용에서 정서적 교감을 심화하는 주요 수단으로 기능한다. 실제로 선행연구는 정기적 음악 활동이 양육자의 스트레스 감소, 아동의 정서적 안정 및 애착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박지은, 2017; Vazquez-Diaz de Leon, 2024). 이는 음악놀이 활동이 통합된 PBN이 단순한 영양 회복 프로그램을 넘어 정서적 건강과 관계 중심의 양육환경 조성을 지향하는 총체적 접근임을 시사한다.
특히, 센터 기반 교육 2회기의 5∼8회차 및 3회기 전 회차에서 진행된 음악놀이 활동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 회기 ‘헬로송’과 ‘굿바이송’으로 시작과 종료를 구성하였다. 주요 활동에는 손유희, 까꿍놀이, 신체놀이와 율동, 리듬악기 연주가 포함되었으며, 이 중 손유희와 까꿍놀이는 보호자와 아동 간의 신체 접촉과 눈맞춤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여 정서적 유대와 애착 형성을 심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음악·놀이 기반 활동은 아동의 주의집중과 언어·운동·사회성 발달을 촉진함과 동시에, 보호자의 양육 효능감과 정서적 안정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하였다.
센터 기반 교육이 종료된 후, 2주간의 가정 기반 추적관리가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지역보건요원은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하여 보호자가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적용하도록 지도·조언하였다. 또한 보건소와 연계하여 아동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추가 진료·치료로 연계하였다. 가정방문 시에는 상완위둘레를 측정하여 영양 상태를 추적하였으며, 주 1회 보건소 내 영양센터를 방문하여 신체계측(상완위둘레, 몸무게, 신장 측정)을 원칙으로 하였다. 발열·설사 등 위험 증상 발견 시 즉시 보건소에 의뢰하였다. 더불어 참여 아동에게는 영양 보충식3), 구충제, 멀티비타민 등이 제공되었으며, 이는 지역 보건소의 관리 체계 내에서 이루어졌다(WHO, 2023).
본 연구는 모리타니아에서 시행된 PBN의 실행 과정에서 수집된 현장 자료를 활용한 2차 분석 연구이다.
양적 자료는 각 기수별로 프로그램 시작 전(baseline), 2주 후(센터 기반 영양·양육교육 종료 시점), 그리고 추가 2주 후(가정방문 기반 모니터링 종료 시점)에 아동의 상완위둘레(mm), 체중(kg), 신장(cm)을 측정하여 프로그램 참여 전후의 단기 변화를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은 지역보건요원에 의해 실시되었으며, 센터 소속 연구자로부터 신체계측 절차와 기록 방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자료수집에 참여하였다. 측정의 일관성과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신체계측은 표준화된 도구를 사용하여 수행되었다. 각 회차별로 수집된 자료는 센터 소속 연구자에 의해 검토되었고, 명백한 오류나 이상값이 발견될 경우 즉시 현장에서 재확인을 실시하였다. 양적 자료는 프로그램 실시 전·후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평균값 비교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질적 자료는 참여자 개별 인터뷰, 그룹 토의, 현장 관찰 메모, 프로그램 운영일지, 그리고 센터 소속 연구자 및 지역보건요원의 평가회의 기록을 포함하였다. 이러한 자료는 내용분석(content analysis) 절차를 적용하여, 참여자의 진술과 기록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지식 및 인식 변화, 행동 변화, 정서적 반응, 건의 사항 등을 중심으로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범주화하였다. 분석 과정에서는 귀납적 코딩 방식을 사용하여, 초기 개념을 도출한 후 유사한 개념 간의 관계를 비교·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주요 주제와 하위 범주를 구성하였다. 2인의 연구진이 독립적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코딩을 수행한 후, 주제 간 일치 여부를 비교하여 합의를 통해 최종 분석틀을 확정하였다. 또한, 분석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료 원문에서 대표적 인용구를 제시하였으며, 참여자 식별정보는 모두 익명 처리하여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였다.
Ⅲ. 연구 결과
PBN은 총 3개 기수에 걸쳐 29가구(아동 30명, 어머니 29명; 쌍둥이 1쌍 포함)가 참여하였으며, 이 중 1가구가 중도에 이탈하여 최종적으로 28가구(아동 29명, 어머니 28명)가 수료하여 매우 높은 수료율을 보였다. 참여자들은 2주간 매일 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97%의 수료율을 유지하였으며, 가정방문 모니터링 또한 대부분의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다음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머니의 참여 소감 사례이다.
“지역보건요원의 방문이 실생활에서 조언을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아이의 체중과 키를 확인하는 법, 이상 징후를 살피는 법도 배웠습니다. 프로그램 팀이 정말 친절하고 잘 들어줬어요.” (3회기 참여 어머니, F)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정기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이에요. 지금도 지역보건요원들이 계속 찾아와 주시고, 그게 큰 위안이 돼요.” (2회기 참여 어머니, I)
이 사례는 가정방문이 단순히 단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돌봄과 지지로 경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PBN이 2주간의 집중 개입을 넘어 지역사회 내에서도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로 확장될 수 있는 프로그램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실시된 PBN의 3개 기수(총 29명 참여아동)의 결과를 종합한 분석에서, 주요 영양지표인 상완위둘레와 체중 및 신장이 단기간(4주 간격) 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표 4>).
먼저 상완위둘레의 변화를 살펴보면, 1회기에서는 9명 중 8명(89%)의 아동에서 상완위둘레가 증가하거나 유지되었으며 평균 증가 폭은 약 3.6 mm였다. 일부 아동은 측정값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신장 증가와 체중 상승이 동시에 확인된 점을 고려할 때, 측정 환경이나 실습생 참여에 따른 오차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회기에서는 10명 전원에서 상완위둘레가 증가하였으며 평균 증가 폭은 약 3.6 mm였다. 3회기에서도 10명 전원이 상완위둘레 증가를 보였으며 평균 증가 폭은 약 4.5 mm였다. 표본 수가 제한된 파일럿 연구이므로 통계적 검정보다는 변화의 방향성과 일관성에 초점을 두었으며, 세 차례의 측정 모두에서 유사한 증가 경향이 관찰되었다는 점은 프로그램 참여가 단기간 내에도 긍정적인 영양 상태 개선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체중 변화를 살펴보면, 1회기에서는 9명 중 7명(78%)의 아동이 체중 증가를 보였으며 평균 증가량은 약 0.72 kg이었다. 2회기에서는 모든 아동이 체중이 증가하였고 평균 증가량은 약 0.72 kg이었으며, 3회기에서도 평균 0.73 kg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소규모 표본이지만, 모든 회기에서 일관된 체중 증가 추세가 나타났다는 점은 프로그램의 실질적 효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의미 있는 관찰 결과로 해석된다. 1회기에서 일부 아동의 체중 유지나 소폭 감소는 감기·설사 등 급성질환에 따른 일시적 정체로 이해되었다.
목표체중 도달여부를 살펴볼 때, 2회기에서는 10명 전원의 체중이 증가하였고 평균 증가량은 약 0.72 kg이었다. 이 중 7명(70%)은 목표 체중에 도달하거나 초과하였으며, 나머지 3명은 0.3∼2.0 kg 정도 미달하였다. 3회기에서는 10명 전원에서 체중이 증가하였고 평균 증가 폭은 약 0.73 kg이었으며, 모든 아동이 목표 체중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장 변화는 단기간에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3회기의 경우 평균 0.4 cm의 증가가 관찰되었다. 단기간 내 신장 성장 폭은 제한적이었으나 일부 아동에서 소폭의 개선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단기 개입의 특성상, 체중이나 상완위둘레 변화에 비해 신장 성장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경향적 결과로 해석된다.
질적 자료에서도 프로그램의 효과는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단기간의 프로그램 참여만으로도 자녀의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된 점에 대해 놀라움과 만족감을 표현하였으며 다음의 사례들로 확인할 수 있다.
“딸의 체중이 늘고, 상완위둘레도 좋아졌어요. 이 변화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회기 참여 어머니, F)
“제 아들 레민은 체중이 잘 늘지 않아 걱정이 많았어요. PBN 프로그램의 맞춤형 관리를 받으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잘 먹고 체중도 오르고 있어 안심이 됩니다.” (2회기 참여 어머니, A)
“제 아기는 매우 허약했어요. 지역보건요원들이 죽에 영양을 더하는 방법과 바칼 요리법을 알려줬어요. 몇 주 만에 아이의 상태가 안정되었고, 인내심 있게 도와주신 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2회기 참여 어머니, C)
이와 같은 결과는 PBN이 아동의 단기적인 영양 개선에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긍정적 체감 효과를 제공하여 프로그램의 수용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PBN 프로그램 참여는 보호자로 하여금 아동의 영양결핍의 징후를 조기에 인지하고,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참여 이전에는 자녀의 상태가 영양결핍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보호자들도 있었으나, 프로그램 이후에는 아동의 허약 신호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성장 과정을 점검하는 법을 배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이 프로그램 전에는 제 아이가 영양실조인 줄도 몰랐습니다. 아이가 자주 아파서 보건소에 검진을 갔다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를 권유받았습니다. 원인과 그 심각성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바칼’을 조리하고 체중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회기 참여 어머니, A)
“영양실조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아이의 허약 신호를 인식하고 영양식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1회기 참여 어머니, B)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영양실조의 징후를 알아채는 법도 몰랐어요. 이제는 제 아이의 성장 과정을 스스로 체크할 수 있게 되었죠.” (2회기 참여 어머니, B)
이러한 사례들은 PBN이 보호자들의 영양결핍 조기 인지 능력과 아동 성장 모니터링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시켜 줄 수 있음을 나타낸다.
PBN 프로그램은 보호자들이 자녀들의 균형 잡힌 식단 구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해주었다. 참여자들은 자녀에게 적합한 식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센터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가정에서도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다음은 이러한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예전에는 아이 식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어른들이 먹는 것을 함께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아이에게 맞는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알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영양죽을 만들어 줄 겁니다.” (1회기 참여 어머니, D)
또한 센터 교육에서 병행된 현지 식재료 활용 요리 실습은 보호자들로 하여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통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리 지식을 터득하도록 하였다. 이는 아동의 식생활 개선에 직접적인 실천 가능성을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자녀 영양에 대한 보호자들의 인식을 자연스럽게 개선되도록 하였다. 다음의 사례들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PBN 참여 후 보호자들의 모유수유와 산모 영양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산부와 수유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산모의 식단이 태아와 영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강화하였다. 한 임산부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엄마의 식단이 아기의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임산부 영양 교육 덕분에 이제부터라도 제 식단도 신경 써서 둘째는 건강하게 출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1회기 참여 어머니, C)
또 다른 보호자는 완전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며 과거 경험을 반성하였다.
이처럼 보호자들은 임신부 및 수유부 영양의 중요성과 함께 생후 6개월까지의 완전 모유수유 권장 지식을 습득하였다. 일부는 이전의 잘못된 수유 경험을 되돌아보며 향후 올바른 실천을 다짐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한 어머니는 교육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러한 진술들은 PBN이 보호자들의 모자(母子) 영양에 대한 이해와 실천 의지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보호자들은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녀들의 식생활을 개선하는 행동 변화를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영양가 있는 식사를 가정에서 준비하는 실천이었다. 다음의 사례들은 PBN 교육에 참여한 보호자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가정에서 매일 자녀들에게 균형잡힌 식사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프로그램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집에서도 아이들을 위해서 더 영양이 있는 음식을 요리하도록 노력하겠어요.” (1회기 참여 어머니, I)
“이 프로그램 덕분에 적은 자원으로도 아이를 더 잘 먹일 수 있는 방법을 배웠어요. 요리 시연을 보며 우리가 가진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도 매일 실천하고 있어요.” (2회기 참여 어머니, E)
한편, 영유아의 건강을 위한 가정 내 위생 실천에 대한 교육 및 가정방문을 통한 지속적 관리로 가정 내 위생 실천도 개선되었다. 참여자들은 집안을 깨끗이 정돈하고 자녀의 위생을 챙기는 노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질병 중 위생과 영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운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들이 아플 때에도 잘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배웠고,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3회기 참여 어머니, G)
“음식 도입 방법과 위생의 중요성에 대한 조언 덕분에 가정 내 습관이 많이 바뀌었어요.” (2회기 참여 어머니, B)
위의 사례들은 PBN을 통한 교육과 사후 관리 지원이 보호자들로 하여금 위생적인 생활습관을 갖추고 자녀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 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나타낸다.
PBN에 참여한 보호자들은 아동의 건강이 개선되는 변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양육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동시에 정서적 안도감과 만족감을 얻었다. 특히 아이의 체중과 신체 발달의 긍정적 변화를 확인한 경험은 보호자들에게 양육 효능감을 높여주었고, 앞으로도 아이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희망과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영양실조인 아이가 둘이나 있어서 정말 낙담했어요. 하지만 PBN 프로그램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어요.” (2회기 참여 어머니, A)
“딸의 체중이 늘고, 상완위둘레도 좋아졌어요. 이 변화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예전엔 영양실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2회기 참여 어머니, F)
“아이들을 잘 돌보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3회기 참여 어머니, J)
또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지역 요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은 보호자들에게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였다. 이는 프로그램 이후에도 이어지는 지속적인 관심이 보호자들의 정서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센터기반교육 진행과정에서 아동의 분리불안으로 보호자와 즉각적인 분리가 원활치 않은 상황 해결을 위해 포함된 보호자-자녀 동반 음악놀이 활동(2회기 5회차부터 3회기)은 참여 어머니들에게 자녀와의 정서적 교감을 강화시켜주었다. 이에 대해 어머니들은 반복적으로 아래와 같이 언급하였다. 특히 음악을 매개로 한 상호작용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보호자-자녀 간 관계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음악 놀이가 정말 즐거웠어요. 그 시간은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이었고, 애착관계가 아이 건강에 음식만큼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3회기 참여 어머니, D)
“특히 아이와 함께한 음악 놀이가 좋았는데, 우리 사이의 유대감도 깊어졌어요.” (2회기 참여 어머니, D)
위의 사례들은 음악놀이 경험이 어머니로 하여금 애착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자녀와 함께하는 음악놀이 활동 시간이 보호자-자녀 간 정서적 유대감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PBN에서 실시한 영양교육과 병행된 음악놀이 활동이 보호자의 심리사회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아동 발달의 핵심 보호 요인인 안정적 애착 관계를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들은 PBN이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회복과 자신감, 그리고 희망을 함께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과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인되었으며, 일부 보호자들은 지역사회 내 다른 어머니들에게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권유할 의사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 실시된 PBN은 모리타니아 다르비다 지역의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간의 개입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의 영양 상태, 보호자의 영양 지식과 행동, 그리고 부모–자녀 관계의 질에서 긍정적 변화를 보여주었다. 상완위둘레와 체중의 개선은 본 프로그램이 단기적 영양 회복을 촉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일부 보호자들이 “몇 주 만에 아이의 상태가 안정되었다”고 진술한 사례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수치상의 변화를 넘어 보호자가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개선으로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특히 3회기에서 참여 아동 대부분이 목표 체중에 도달한 것으로 관찰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소개한 PBN이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관리의 공백을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실천적 가능성을 보여준다(Dalglish et al., 2020). 다만, 이러한 변화는 단기 개입 후의 관찰에 기반한 것이므로, 그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PBN 개입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보호자들의 영양 관련 인식과 행동에서 관찰된 개선 경향이었다. 참여 이전에는 아동의 영양결핍 상태를 인지하지 못했던 일부 보호자들이 개입 후에는 영양결핍의 신호를 인식하고 성장 과정을 점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전에는 아이가 영양결핍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체중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진술은, 교육을 통해 보호자가 아동 건강에 대한 인식과 역할을 재구성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가정 내 모니터링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WHO(2020)의 권고 방향과도 맥락적으로 부합한다. 또한 일부 보호자들은 모유수유와 모자 영양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유수유만으로도 6개월까지 충분하다”, “엄마의 식단이 아기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은 교육 경험이 양육 관행에 대한 재고를 유도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PBN은 강의식 일방 전달이 아니라 토론과 실습을 결합한 참여형 학습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보호자들이 습득한 지식을 가정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일부 보호자들이 “집에서도 매일 실천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은, 이러한 학습 경험이 지식의 단기적 습득을 넘어 일상 속 실천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Bhutta et al., 2013). 이러한 경향은 파키스탄에서 수행된 영양·양육 통합 개입의 효과를 보고한 선행연구(Yousafzai et al., 2014)와도 맥락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CHE 전략에 기반한 성인 참여학습 접근은 보호자들의 학습 참여와 실천 의지를 촉진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보호자들은 “아이의 연령에 맞는 음식을 따로 준비하게 되었다”, “아이의 영양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적절한 음식을 더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등과 같이 구체적 실천 방안을 스스로 탐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요리 실습을 하며 가진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진술은, 학습 과정에서 지식이 단순히 주입된 것이 아니라 참여와 경험을 통해 재구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CHE 접근방식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학습자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를 유도할 잠재력을 지님을 보여준다.
또한 “프로그램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고, 성장 곡선을 스스로 점검하고 있다.”, “아이의 건강에 음식만큼이나 애착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와 같은 진술은, 참여형 학습이 보호자로 하여금 아동 건강 관리의 과정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응답은 보호자가 단순한 수혜자에서 학습자이자 실행 주체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여주며, 이는 성인참여학습이 학습자의 자기효능감과 자발적 참여를 증진시킨다고 보고한 선행연구(Muscat et al., 2016; Smith et al., 2012)와도 맥락적으로 부합한다.
결과적으로 CHE의 전달방식인 성인참여학습 접근은 (1) 가정 내 실천으로의 확산, (2) 행동 변화의 지속 가능성, (3) 참여자의 주체성 강화 등 다층적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경향은 지역사회 기반 영양·보건 프로그램이 외부 주도형 개입에서 주민 주도적 모델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력을 시사하며, 프로그램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주요 기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본 프로그램은 보호자의 심리사회적 역량 강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관찰되었다. 보호자들은 자녀의 건강 개선을 경험하며 양육 효능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거나 강화하려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영양결핍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진술은, 보호자가 양육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재인식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영양 실천이 보호자의 주체적 태도와 심리적 동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Rahman et al., 2013; Seguin-Fowler et al., 2021)와도 맥락적으로 부합한다.
한편, 2회기 후반부(5∼8회차)와 3회기 전체 회차에서 도입된 보호자–자녀 음악놀이 활동은 아동 발달의 심리사회적 차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보호자들이 “음악놀이가 음식만큼 아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진술한 것은, 정서적 교감이 영양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인식 변화를 시사한다. 실제로 음악과 놀이 자극이 아동–보호자 간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하여 애착 형성과 정서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기존 연구(Gerry et al., 2012; Malloch & Trevarthen, 2009)와도 맥락적으로 부합한다. 본 연구에서 관찰된 눈맞춤·신체접촉·웃음을 통한 상호작용은 보호자의 양육 효능감을 높이는 심리적 기반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영양 실천의 지속성을 촉진할 수 있는 토대로 해석된다.
특히, 3회기에서 신체계측 결과 모든 아동이 2주 만에 목표 체중에 도달한 것은, 영양 개입과 심리사회적 개입의 통합이 상호보완적 효과를 낳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영양과 발달 자극의 결합이 아동 발달 잠재력 증진의 핵심 요인임을 제시한 선행연구(GranthamMcGregor et al., 2007; Walker et al., 2011)와도 일관된 방향성을 보이며, 현장 수준에서 그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Beukes et al., 2025; Dulal et al., 2023; Escher et al., 2024).
따라서 본 연구는 영양 개입과 보호자–자녀 음악놀이를 통한 심리사회적 개입의 통합이 보호자와 아동 모두의 역량 강화와 행동 지속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PBN을 다르비다 전 지역으로 확대할 때에는 센터 기반 교육에 음악놀이 활동을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타당할 수 있으며, 이는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 개입 모델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구성 요소로 논의될 수 있다.
더불어, 본 프로그램은 주민 주도적 구조와 지역사회 역량 강화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지역보건요원이 교육과 모니터링을 주도하고, 보호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실행 주체로 참여한 점은 개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보건요원의 정기 방문이 큰 위안이 된다”는 보호자의 진술은, 개입이 외부의 일시적 지원을 넘어 지역 내 소유감과 책임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주민참여형 모델이 문화적 적합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임을 제시한 Ranisavljev et al.(2025)의 연구 결과와도 맥락적으로 부합한다.
특히 본 연구의 PBN은 외부에서 완성된 프로그램을 단순히 이전·전달한 것이 아니라, 지역보건요원이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제안한 의견을 반영하며 현지 문화와 가치관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사회가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주체로 참여하도록 이끌었으며, 그 결과 프로그램 참여율과 실행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역보건요원들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렸하게 관찰되었다. 예컨대, 한 지역보건요원은 “첫 번째 세션이 매우 의미 있었고,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공동체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에 자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또 다른 지역보건요원은 “이번 회기에서 아동 명단 관리가 제 역할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대상자 선정에서도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응답은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지역보건요원들이 단순한 보조자 역할을 넘어 책임 있는 참여 주체로 변화해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요리 실습을 준비하면서 엄마들이 영양을 무관심하게 여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역보건요원으로서 교육받고 활동하면서 저 자신도 성장했다”는 진술은, 지역 구성원이 교육의 ‘수행자’이자 동시에 ‘학습자’로서 역량을 확장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정책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영양과 양육 개입을 보건체계 내에 통합하려는 제도적 노력이 요구된다. WHO(2020)와 UNICEF(2019) 역시 영양–보육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일차 보건서비스 수준에서 제도적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 둘째, CHE 방식의 피교육자 참여형 교육과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가정 재현 가능 레시피의 보급은,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영양 개선을 촉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셋째, 지역보건요원의 훈련 및 감독 체계 강화와 지역 모임·또래 지지망의 제도화를 통해, 주민 주도형 개입의 지속성과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과 정책적 타당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러한 효과뿐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의 검증이 요구된다. 본 파일럿의 PBN 1회기 운영에는 식자재 구입비, 지역보건요원 인건비, 수료 기념품 및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하여 총 한화 약 130만 원(약 940달러, 환율 1달러=1,400원 기준)4)이 소요되었으며, 이는 JOY 센터 소속 연구자와 지역보건요원이 협력하여 총 3회기의 회기별 투입비용의 평균을 산출한 결과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PBN의 비용-효과율(Cost-Effectiveness Ratio, CER)은 총비용을 중등도 영양결핍 아동이 정상으로 복귀한 아동의 수로 나눈 값으로 정의하였고, 아동 1인당 약 133달러 수준으로 추정되었다. 이 값은 회기당 평균 9∼10명의 아동이 참여하여 상완위둘레 및 체중이 유의하게 향상된 가운데, WHO 기준(상완위둘레≥12.5 cm 또는 체중/연령 z-score≥–2SD)에 따라 정상영양 범주로 회복된 이후 정상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 아동의 비율(75%)5)을 효과값으로 반영하여 계산한 결과이다(Ahmed et al., 2023; Bhutta et al., 2013). 이러한 추정 결과는 WHO(2023) 및 Ahmed et al.(2023)이 제시한 저·중소득국가 영양개입의 국제 벤치마크 범위(63~306달러, 평균 100~200달러)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PBN이 제한된 자원 하에서 비용효율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장기적 효과와 실제 운영비용을 통합한 비용효과분석(cost-effectiveness analysis)을 보다 정교하게 수행하여, 예방접종·영양보충 등 타 공중보건 개입과의 비교를 통해 PBN의 경제적 효율성을 국제적 근거 수준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CHE 기반의 참여형 보호자 교육, 발달에 적합한 아동놀이 경험 제공, 보호자–자녀가 함께하는 음악놀이 활동을 통한 애착 강화, 그리고 주민 주도적 실행 구조가 결합될 때 중등도 급성 영양결핍 아동의 영양 상태와 발달이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영양치료에 따른 한계를 넘어, 보호자의 행동 변화와 심리사회적 회복, 지역사회 역량 강화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로서의 잠재력을 제시한다. 향후 제도화를 통해 본 모델이 확산된다면, 모리타니아와 유사한 맥락의 영양 결핍 아동들의 건강한 발달과 지역사회 건강 증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