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15년 9월 25일, 국제연합(United Nations, 이하 UN)을 통해 모든 나라가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합의했다. 개발도상국(Developing nation, 이하 개도국)에의 안전하고 탄력적인 인프라(infrastructure) 제공, 산업화를 돕기 위한 국제적 동반관계, 그리고 목적 달성을 위한 금융 동원 등, 공동의 번영을 위한 지속가능개발 의제가 확립되었으며, 수원국과의 공동 경제 개발은 국제사회의 과제가 되었다.
국제 원조(foreign aid)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수원국의 경제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와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이하 KOICA)에 따르면 국제 원조는 네 가지로 분류된다: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이하 ODA), 민간자본흐름(private flows at market terms), 민간증여(Net Grants by NGOs), 그리고 정부자금(Other Official Flows, 이하 OOF)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 원조는 이타적인 성격을 띠는 지원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인 목적을 가진 원조 또한 포함한다. 원조 공여국들은 협력국들을 도와주는 한편, 정치적인 연계 또는 자국 기업들을 위한 경제적 인프라 건설 등, 자국의 이익을 얻기 위해 국제 원조를 사용하기도 한다. 냉전(The Cold War) 종식 후, 미국의 원조는 공산주의 체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인 성격을 띤 국제 원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반대로 유럽의 무상원조는 인도주의적 성격을 띠는 대표적인 예이다.
본 연구는 네 가지의 국제 원조 중 공적개발원조에 초점을 맞춘다. 정부자금과 민간자본흐름은 공적개발원조와 비교하여 그 목적이 뚜렷하다. 해외 직접 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이하 FDI)가 대표적인 예이며, 인도주의적 성격의 국제 원조와는 거리가 멀다. 공적개발원조는 유상원조(grant)와 무상원조(credit assistance)로 나누어지기도 하지만, 원조 수원국의 입맛에 맞게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공적개발원조의 효과에 관해서 많은 선행연구가 이루어졌다. Hansen & Tarp(2000)는 국제 원조가 협력국으로의 해외 직접 투자를 증가시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Rajan & Subramanian(2008)은 국제 원조와 경제 개발 사이의 관계는 강건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공적개발원조는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선행연구의 결과는 물론, 경제 개발과의 직접적인 관계 규명이 쉽지 않다.
무역을 위한 원조(Aid for Trade, 이하 AfT)는 공적개발원조의 한 종류로서 2005년 원조효과성 파리선언(Paris Declaration on Aid Effectiveness)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WTO/OECD Trade Capacity Building Database(2006: 1-2)에 의하면 무역을 위한 원조는 수원국의 수출을 촉진해 다자주의의 국제 무역 시스템에 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수원국은 다른 나라의 시장에 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으며, 자유 무역을 영위할 수 있다. 무역을 위한 원조는 무역량의 증가에 국한하지 않고, 무역 시장을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교육 등, 수원국이 국제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반적인 국제 원조를 뜻한다.
국제 무역은 경제 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수출 위주 정책은 경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중 하나이다. World Bank(1993)는 수출 위주 정책이 동아시아 경제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국과 싱가포르 등 수출 위주 정책을 펼친 동아시아 국가들은 1970년대와 1980년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경제 개발을 이루었지만, 많은 분야에서 골고루 성장하려던 남미 국가들은 아직 낮은 경제 성장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무역을 위한 원조에 초점을 맞추어 국제 원조의 범위를 좁히는 동시에, 무역을 위한 원조가 수원국의 국제 무역을 얼마나 촉진했는지를 파악하여 국제 원조의 효과에 대해 분석한다.
원조 수원국 무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역 다변화(trade diversification)의 부재이다. 수출 인프라의 부재, 일관적인 경제 정책의 부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그 중 수출 가능한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수원국의 경제 개발을 크게 저해한다. Hausmann et al.(2005)은 물품의 상품공간모형(product spapce)을 통해 한 국가가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품목이 다른 품목의 생산을 촉진하며, 이 품목군의 생산성에 대해 묘사한다. 즉, 한 국가가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구조적인 변화는 이 상품의 공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Hausmann & Klinger(2007)는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는 국가가 일차 산업에 강점을 가진 나라보다 상품 공간의 범위를 넓혀 더 빠른 경제 개발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수원국은 공여국보다 농산품 생산에 강점을 가지며, 인프라의 부재로 인해 생산성이 낮다. 무역을 위한 원조는 이러한 수원국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이다. 따라서, 교역 다변화는 수원국의 주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며, 본 연구는 총수출의 양뿐만 아니라, 교역 다변화를 수치화하여 무역을 위한 원조의 효과를 실증 분석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둔다. 먼저 2장에서는 무역을 위한 원조와 수출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를 정리하여 이론적 배경을 설립한다. 3장에서는 연구모형과 가설을 설정해 본 연구에서 사용할 데이터를 설명한다. 4장에서는 Poisson Pseudo Maximum Likelihood(이하 PPML)를 이용한 실증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론과 시사점의 제언으로 마무리한다.
Ⅱ. 선행연구 및 이론적 배경
국제 원조와 수원국의 경제 개발은 오래전부터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는 상이하다. 국제 원조의 중요성은 “The Big Push Theory”와 함께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Rosenstein-Rodan(1943; 1961a; 1961b)은 국제 원조와 수원국의 빈곤 수준이 음(—)의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Rosenstein-Rodan(1961b)에서 저자는 생산성, 수요, 그리고 저축의 불가분성을 말하며, 수원국의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다량의 국제 원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Burnside & Dollar(2000), Easterly(2006), Gupta & Islam(1983), 그리고 Sachs(2005) 또한 국제 원조가 수원국의 경제 개발에 있어서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Ekanayake & Chatrna(2010)는 1980년도부터 2007년도까지의 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 분석을 통해 국제 원조의 효과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국한되어진다고 주장한다. Driffield & Jones(2013)는 공적개발원조가 도리어 경제 개발을 저해한다고 말하며, 해외직접투자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국제 원조와 경제 개발의 확실한 관계를 규명하기 힘들다는 선행연구 또한 많다(Brautigam & Knack, 2004; Hansen & Tarp, 2001; Rajan & Subramanian, 2008). 국제 원조와 무역의 관계 규명 또한 쉽지 않다. Wagner(2003)는 중력모형을 이용해 국제 원조는 무역과 양(+)의 관계를 맺는다고 주장한다. 중력모형의 결과, 수원국의 수출 증가량은 국제 원조 증가량의 133%에 이르렀다. 반면, Lloyd et al.(2000)은 유럽 4개국(공여국), 아프리카 26개국(수원국), 그리고 1969년도부터 1995년까지의 국제 원조 데이터를 이용해 국제 원조와 무역의 관계는 확실하지 않으며 나아가, 프랑스는 국제 원조를 자신들의 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매개체로 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국제 원조와 경제 개발의 상관관계는 연구 별로 상이하며 국제 원조의 범위를 좁혀 깊이 있는 연구가 불가피하다.
무역을 위한 원조에 관한 연구는 2005년 원조효과성 파리선언 이후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Cali et al.(2011)와 Ghimire et al.(2013)는 무역을 위한 원조가 본래의 목적인 수원국의 수출 증진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Cali et al.(2011)는 무역을 위한 원조가 Small and Vulnerable Economies(이하 SVEs)의 무역에 도움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Ghimire et al.(2013)는 외관상 무관해 보이는 회귀(Seemingly Unrelated Regression, 이하 SUR)를 이용하여 무역을 위한 원조는 모든 산업 부분의 수출을 증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Ghimire et al.(2016)는 동태적 패널모형(System Generalized Method of Moments, System 이하 GMM)을 이용해 무역을 위한 원조는 수출과 양(+)의 관계가 있지만, 그 효과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Huhne et al.(2014)는 실증분석을 통해 무역을 위한 원조가 원조 공여국과 수원국 쌍방의 무역을 촉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여국의 수출 증가량이 수원국의 수출 증가량보다 크기 때문에 국제 원조의 목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무역을 위한 원조와 교역 다변화를 조명한 연구는 많지 않다. Kim(2012)은 허핀달-허쉬만지수(Herfindahl-Hirschman Index, 이하 HHI)를 이용하여 교역 다변화를 표현한 뒤, 무역을 위한 원조와 교역 다변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Kim은 지체 변수(lagged variable)를 사용함으로써 교역 다변화는 과거의 다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무역을 위한 원조는 교역 다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Ung(2012)은 중력 모델(gravity model)을 이용해서 무역을 위한 원조와 무역 수출 구조에 대해 분석했다. 나아가 Ung은 낮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수출품에만 무역을 위한 원조가 무역 구조에 대해 양(+)의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Hausmann et al.(2005)과 Hausmann & Klinger(2007)는 상품공간모형(product space)을 이용해서 한 나라의 생산 가능 물품들을 제시했다. 즉, 각 나라는 특정 물품의 생산에 있어서 강점을 가지며, 그와 비슷한 물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또다시 강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나라는 제조업 관련 물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나라보다 경제 개발을 이루기 힘들다고 말한다. Hidalgo et al.(2007)은 이를 제품 근접성(product proximity)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상품의 공간은 경직되어 있으며, 성격이 상이하게 다른 물품을 생산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차 생산물에 집중하는 경제는 그 경제 구조를 제조업으로 바꾸기가 매우 힘들며, 나아가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기까지 힘들다고 주장한다.
교역 다변화와 경제 발전의 관계는 프레비쉬-싱거 가설(Prebisch-Singer Hypothesis)을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연구되었다. 개도국은 일차 산업에 비교 우위(comparative advantage)를 두고 있다. 하지만, Prebisch(1949)와 Singer(1975)는 일차 생산물의 가격은 점차 하락하기 때문에 일차 생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구조는 경제 성장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한다. 상품공간모형과 제품 근접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차 생산물과 관련된 상품군으로의 생산성 파급 효과는 제조업 중심인 상품군으로의 생산성 파급 효과에 비해 낮다. 일차 생산물의 수요는 제조업의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Prebisch(1949)와 Singer(1975)는 산업화를 촉진 시키는 것이 경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말한다. 본 연구는 무역을 위한 원조가 개도국의 산업화를 촉진시키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가정한다.
일차 생산물에 집중하는 경제 구조의 문제점은 네덜란드병(Dutch disease)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자원을 수출하는 자원 부국의 경제 호황은 제조업 능력이 쇠퇴함에 따라 결국 경제 침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Bonaglia & Fukasaku, 2003; Cuddington et al. 2002; Dogruel & Tekce, 2011). 즉, 무역 구조의 집중화와 일차 생산물에 흔히 집중하는 수원국의 경제 성장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차 생산물에 집중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원조 공여국에서 수여국으로의 국제 원조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이하 DAC)가 1961년 설립되었다.
<표 1>은 개발원조위원회가 정의하는 국제 원조의 종류이다. 공적개발원조는 개발원조위원회에 속한 나라에서 수원국으로 향하는 국제 원조에 한하며, 양허 수준이 존재한다. 따라서 수원국의 상환 부담이 적으며, 그 사용 범위에도 자유가 보장된다. 일반적으로 공적개발원조의 양허 비율 목표는 공여국 국민 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이하 GNI)의 0.7%이다. 하지만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공적 개발 원조와 공여국의 국민총소득 비율이 0.7% 이상인 국가는 영국,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고 룩셈부르크뿐이다. 하지만 <그림 2>와 같이 공적개발원조의 총액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림 3>을 통해 원조 수여국이 원활한 국제 무역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역을 위한 원조는 공적개발원조의 일부분이다. <그림 4>와 같이 WTO(n.d.)는 무역을 위한 원조가 다음을 포괄하는 용어라고 정의한다: 기술무역을 도와주는 원조, 무역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원조,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조, 그리고 기타 무역을 위한 원조를 포괄하는 용어이다. 본 연구는 이 무역을 위한 원조가 수원국이 처해 있는 상품의 공간과 제품 근접성에 영향을 주는 외부 충격으로써의 구실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Ⅲ. 연구모형
본 연구는 세계개발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s, WDI)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 이하 UNCTAD)의 통계자료를 이용해 종속변수를 구축한다. 먼저 원조 수여국의 수출액은 세계개발지표의 원조 공여국 수입액을 대신 이용한다. 세계개발지표의 통계자료는 수입액의 자료가 수출액의 자료보다 더 많은 관측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입자료는 2015년도 기준 실질 백만 미국 달러이다. 교역 다변화 변수는 유엔무역개발회의의 HHI를 이용한다. 이 지표는 3자리 Standard International Trade Classification(이하 SITC) Rev3를 따르며 0과 1 사이의 관측치를 가진다.
무역을 위한 원조 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공여국 보고 체계(Creditor Reporting System, 이하 CRS)를 활용하여 공적개발원조 일부분을 이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코드 200부터 300까지 무역을 위한 원조 변수에 해당한다. 이 변수 또한 2015년도 기준 실질 백만 미국 달러이며, 자연 로그된 관측치를 이용한다. 또한 국제 원조는 약속한 지출액(commitment)과 실질적인 지출액(disbursement)으로 나뉜다. 원조 수원국은 약조 받은 금액을 계산하여 경제 개발에 투자한다고 가정하여, 본 연구는 약속한 지출액을 이용한다.
통제변수로는 국가 간 거리, 자유무역협정의 여부, 정부 효과성, 무역 개방도, 그리고 공용어의 여부를 이용해서 표본을 통제한다. 먼저 국가 간 거리, 자유무역협정의 여부, 그리고 공용어의 여부는 French Centre d’ Etudes Prospectives et d’ Informations Internationales(이하 CEPII)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다. 국가 간 거리는 자연로그 한 값을 이용했으며, 자유무역협정의 여부와 공용어의 여부는 0 또는 1의 값을 가지는 더미 변수이다. 무역 개방도는 세계개발지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정부 효과성은 국가관리지수(World Governance Indicators, 이하 WGI)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다. 총 표본은 27개의 원조 공여국과 127개의 원조 수원국, 그리고 1996년부터 2015년까지의 관측치로 이루어져 있다.
종속변수로는 교역 다변화를 뜻하는 HHI와 원조 수원국의 수출액을 활용한다. HHI는 0부터 1까지의 범위를 가지며 시장 집중도를 나타낸다.
식 (1)에서 HHIjt 는 t 년도의 원조 수원국 j 의 시장 집중도를 나타낸다. xijt 와는 원조 수원국 j 의 각각 t 연도의 품목 i 의 수출액 그리고 t 연도의 총수출액을 의미한다. 여기서 n 은 품목의 가짓수이다. 즉, HHIjt 는 품목 i 가 총수출액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뜻하며, 1에 가까울수록 품목의 가짓수가 제한되어 있음을 뜻한다.
EDjt 는 Export Diversification이며, 교역 다변화를 나타낸다. 1에서 식(1)의 결과를 빼줌으로써 교역 다변화 변수를 만들었다.
본 연구는 PPML를 이용해 무역을 위한 원조의 효과에 대해 실증 분석한다. 본 연구의 데이터는 패널자료이며, 횡단자료와 시계열 자료가 결합되어 있으므로 독립변수와 오차가 독립적이어야 하는 최소제곱법(ordinary least squares)의 기본 가정을 위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무역 관련 실증연구에서는 왼쪽으로 편향된 무역 데이터의 분포를 표준화하기 위해 자연로그를 이용해 수출 변수를 변형하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0인 관측치가 결측값이 되어 실증 분석 시 제외된다. 이에 Silva & Tenreyro(2006)는 푸아송 분포의 특성을 이용해 중력모델 분석 시 자연로그를 이용한 변형이 필요 없는 무역 데이터, 그리고 이분산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PPML의 사용을 권장했다. 본 연구는 연도 더미를 추가함으로써 고정 효과를 준 PPML을 이용한다.
본 연구는 식 (3)을 이용해 회귀분석을 실시한다. Yojt 는 t 연도의 수원국 j 에서 공여국 o 로의 수출액과 t 연도의 j 의 교역 다변화를 포함하는 벡터이다. a0 는 상수이며, a1 과 a2는 각각 무역을 위한 원조 변수와 통제변수의 계수를 나타낸다. AfTojt 는 t 연도의 원조 공여국 o에서 원조 수원국 j 로의 무역을 위한 원조를 의미한다. Xojt 는 통제변수, 즉 국가 간 거리, 자유무역협정, 정부 효과성, 무역 개방도, 그리고 공용어 여부를 포함한 벡터이다. δoj 와 ζojt 는 각각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오차항과 영향을 받는 오차항을 의미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두 개의 그룹으로 수원국을 구분하여 각각의 교역 다변화의 효과를 분석한다. 교역 다변화 정도에 따라 수원국을 구분하여 무역을 위한 원조가 각국의 다변화 정도에 따라 영향력이 상이하게 나타나는지 분석한다. 일차 생산품에 집중하는 나라는 교역 다변화 정도가 낮을 확률이 높으며, 무역을 위한 원조의 영향력이 미비할 수 있다. <표 2> 는 본 연구에서 쓰인 두 개의 그룹을 보여준다.
<표 3> 과 <표 4> 는 표본 통계와 표본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변수끼리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으며, 변수들의 최솟값과 최댓값에서도 너무 크거나 작은 관측치가 보이는 특이치(outlier)는 보이지 않는다.
Ⅳ. 실증 분석
<표 5> 는 전체 데이터를 이용한 본 연구의 실증 분석 결과이다.
<표 5> 에서 무역을 위한 원조는 수원국의 수출과 수원국의 교역 다변화 모두와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양(+)의 관계에 있다. 무역에 관한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국가 간 거리와 자유무역협정도 각각 음(—)과 양(+)의 계수를 보인다. 정부 효과성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양(+)의 계수를 보이며, 효과적이고 부패하지 않은 정부가 무역을 위한 원조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 분석에서는 무역을 위한 원조가 이미 비교 우위를 가지는 수출품 또는 기업에의 지원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품 또는 교역 다변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6> 은 교역 다변화의 정도에 따른 그룹별 실증 분석 결과이다. 결과 (1)과 (2)는 교역 다변화가 0.5보다 작거나 같은 38개의 수원국에 대한 결과이며, 결과 (3)과 (4)는 교역 다변화가 0.5보다 크고 1보다 작거나 같은 89개의 수원국에 대한 실증 분석 결과이다. 교역 다변화 정도가 낮은 나라는 무역을 위한 원조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일차 생산품에 집중하며 교역 다변화 정도가 낮은 수원국들은 상품공간모형과 제품 근접성에서 알 수 있듯이, 수출 상품의 변화를 주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입각해 자국이 강점을 가진 물품의 수출을 장려해 경제 개발을 이루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무역을 위한 원조는 이미 수출되고 있는 물품을 장려하기 위해 투자될 수 있으며, 교역 다변화에는 미비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정부 효과성 또한 양(+)의 계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각국의 정부도 교역 다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무역을 위한 원조만으로는 일차 생산물에서 상품을 다양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교역 다변화가 이미 많이 이루어진 수원국들은 무역을 위한 원조를 교역 다변화에 유의하게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무역을 위한 원조는 교역 다변화가 일정 수준 이루어진 국가에는 유의한 효과를 주지만, 교역 다변화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들에 한해서는 미비한 효과를 준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무역을 위한 원조를 통해 국제 원조가 수원국의 수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실증 분석하였다. PPML 결과, 무역을 위한 원조는 수원국의 수출과 교역 다변화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무역을 위한 원조는 교역 다변화가 낮은 국가들에 한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비교 우위론에 입각해 각국은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는 물품의 수출에 집중함으로써 수입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일차 생산품에 집중하는 나라의 경제 성장은 더딜 가능성이 크다. 무역을 위한 원조는 이미 교역 다변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루어진 나라에 대해서는 더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지만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못한 나라에 대해서는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수원국 정부는 무역 환경을 개선하는 장기적인 정책, 그리고 산업화를 통한 제조업 관련 물품으로의 생산 구조 이동 등, 교역 다변화를 장려하는 산업 구조의 구축이 필요하다.